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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을 통과한 70명 중 언더파 스코어는 단 1명. 전체 평균 스코어는 77.56타(파72)로 출전 선수들이 평균 5오버파 넘게 친 셈이다. 셋째 날에는 보기 플레이보다 1타 더 많은 91타도 나왔다.
지난 8월 첫째 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금융 클래식 때의 일이다. 2014시즌 KLPGA 투어 대회의 평균 타수를 비교한 결과 이 대회가 열린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 골프장이 선수들을 가장 괴롭힌 '지옥의 코스'로 나타났다. 2라운드 때는 평균 스코어가 79.39타로 80타에 육박하기도 했다.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설계로 태안 바닷가에 만들어진 골든베이는 평소 크게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2011년 골프장 소유주인 한화그룹이 주최하는 총상금 12억원짜리 빅 매치 때는 예외다. 페어웨이 폭을 좁히고 러프의 풀을 무성하게 기르면 아름답던 코스는 괴물로 돌변한다. 발목 위까지 오는 러프에서는 볼이 떨어진 지점을 뻔히 보고도 찾지 못하는 일이 허다하다. 어렵사리 찾은 볼이 클럽을 가지러 갔다가 온 사이 다시 사라지자 선수들은 혀를 내둘렀다.
특히 7번홀(파5·524m)의 평균 스코어는 5.65타나 됐고 3라운드 때는 6.11타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김세영은 올해 3라운드에서는 이 홀에서만 30여분을 보내며 11타를 기록하는 불운에 시달렸다.
난코스 2위는 한국 여자오픈이 처음으로 열린 베어즈베스트청라로 나흘간 평균타수 76.11이 기록됐다. 페어웨이가 좁고 벙커가 많은데다 바닷바람까지 불면서 선수들의 타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3위와 4위는 전통의 난코스 블루헤런(75.25타)과 솔모로(75.16타)가 각각 차지했다.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의 고정 개최지 블루헤런은 6,164m로 코스가 길고 도처에 심은 키 큰 금강송이 공략을 방해한다.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이 열린 솔모로는 땅콩 껍질처럼 가로로 긴 형태의 그린과 높은 벙커 턱으로 무장해 있다. 5위 힐드로사이(넵스마스터피스 개최)는 6,189m로 KLPGA 투어 개최 코스 가운데 가장 긴 반면 페어웨이는 개미허리처럼 가늘다.
베어즈베스트·블루헤런과 함께 10위 남촌(KB금융 스타챔피언십 개최) 등 4개 메이저대회 개최지 중 3곳이 난코스 톱10에 들었다. 올 시즌 5승을 거둔 상금퀸 김효주(19·롯데)는 난코스에서 4승을 쓸어 담아 유독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한화금융 클래식에서는 '나홀로 언더파(5언더파)'로 우승했다.
홀별로는 골든베이의 7번홀이 험난한 홀 1위에 올랐고 베어즈베스트청라 12번홀(파3·3.53타), 힐드로사이 18번홀(파4·4.47타), 솔모로 11번홀(파4·4.46타)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남촌 17번홀(4.71타), 잭니클라우스 15번홀(4.76타), 휘닉스파크 7번홀(5.78타) 등으로 파5홀 성적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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