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로터리] 공짜 점심


전세보증금은 많을수록 좋을까. 지난해 집 없는 서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정책당국을 당혹스럽게 한 것 중 하나는 전월세의 급격한 상승일 듯싶다.

역설적이게도 부동산 소유자의 관점에서 전세금 상승이 가계에 꼭 좋은 일만은 아닐 수 있다. 전세금은 '갚아야 할 돈'이다. 회계상 이를 '부채'라 하는데 쉽게 말해 빚이고 채무이다. 결국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직면하게 될 가계의 위험은 대출이나 전세보증금이 동일하므로, 가볍게 넘겨버릴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지난 2008년 9월1일부터 1년간 세계 주가는 평균 14.7% 하락했는데 코스피는 27.5% 상승했다. 경제성장보다도 유동성 증가가 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2006년부터 5년간 증가한 통화량 690조원은 2011년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 1,148조원의 60% 수준에 이른다.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났고 그 유동성이 주식과 부동산을 힘차게 밀어 올렸던 것이다.

금융위기의 본질은 대출이 줄어들고 시중에 유동성이 고갈되는 게 일반인데,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국내에 끼친 영향을 유동성 측면에서 보면 한국의 금융위기는 아니었던 것 같다. 2012년 현재 가계 부채가 900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유동성 증가의 다른 이름은 '빚내서 투자하기'다.



가계 부채상환능력은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로 나타내는데, 서브프라임 사태 시작시점 미국 가계 부채상환능력이 136%, 현재 우리나라는 145% 이상(2004년 말 114%)으로 '빚내서 아파트에 투자하기'한 결과다. 최저 금리 상황에서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하고 거래량이 감소하며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다는 것은 사용 가능한 정책적 수단이 많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 같다. 더구나 유동성 측면 말고도 우리나라 국민총생산(GNP)의 15%를 차지하는 건설산업의 실물경제 비중도 고려해야 한다.

"경제에 공짜점심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공짜의 후유증이 언제 나타나느냐일 뿐이지 아무런 문제없이 지나갈 수는 없다는 말이다. 힘들더라도 빚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 빚내서 흥한 자가 없으니 말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