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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성장도 분배도 제대로 안돼" 장하준 英케임브리지대 교수 한은 출입기자 토론회 김민열 기자 mykim@sed.co.kr “최근의 한국경제는 성장도 분배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장하준(42)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28일 한국은행 출입기자들과 가진 토론회에서 “정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교하며 5% 성장이 낮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잠재력만큼 성장하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평소 시험에서 90점을 받는 학생이 갑자기 70점으로 점수가 떨어지면 부모가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냐”고 비유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7~8%에 달하던 성장률이 3~4% 수준으로 떨어지는 동안 소득분배가 더 불평등해졌다는 점”이라며 “이대로 놔뒀다가는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 교수는 무조건적인 글로벌화와 시장경제 만능주의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글로벌화를 주장하는데 국제자본시장에서 국내자본과 외국자본의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며 “미국의 증시자금 1~2%면 한국 증시를 장악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가령 외환은행을 론스타가 인수하지 않고 국내기업이 같은 방식으로 인수했으면 특검을 수차례 했을 것”이라며 역차별 문제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최근 재정경제부가 강조하고 있는 고용창출을 위한 서비스업 활성화나 시장경제 및 개방경제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과장되거나 잘못된 부분이 많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정부가 최근 서비스업을 우선시하고 있는데 서비스업에 기대어 나라의 경제를 이끌어갈 수는 없다”며 “역사적으로 금융업이나 서비스업의 중심지는 제조업의 중심지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서비스업의 경쟁력 강화와 개방을 주장하는데 우리나라는 서비스업의 과잉고용이 심각한 상태여서 모두 개방하고 자유화하면 실업률이 10~15%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밖에 “정부는 정부의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자유방임주의를 강조하는 정부관료는 사표를 내야 한다”며 정부역할론을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5/12/2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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