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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의 위기는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한국의 4년제 대학진학률이 61%임에도 불구하고 스위스 30%, 독일 34%, 일본 54% 등 우리보다 낮은 대학진학률의 국가들에 비해 국가경쟁력에서 모두 열세인 것이다. 심지어는 아시아권에서도 우리 대학의 경쟁력이 최상위권이 아닌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둘째 미국에 버금가는 세계최고 수준의 비싼 등록금을 내고 졸업장을 받아도 취직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여서 갈수록 대학진학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셋째 2018년부터 학령인구가 대입 정원보다 적어진다는 사실이다. 전문대를 포함한 대학 입학정원은 56만명인데 반해 고교졸업생수는 54만여명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졸업생수는 2023년이면 40만명 밑으로 떨어진다고도 한다. 따라서 이러한 미래에 발생할 상황에 대비하는 대처를 정부 및 대학 당국이 서둘러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우리가 맞이하는 미래는 인간은 태어나면 죽는 것처럼 예측하지 않아도 당연히 오는 미래와 불확실한 상황에서 우리 자신이 만들어나가는 미래로 나눠지기 때문에 각각의 처방전이 달라야 함은 물론이다. 교육부가 2015년부터 대학평가를 통해 최우수대학은 자율적으로 정원을 감축하고 나머지 4개 등급 대학은 강제적으로 정원을 줄이도록 유도하는 점과 대학의 학과통폐합 등 특성화 사업을 추진하려는 점은 우선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교육부의 정책 의도대로 추진되기에는 문제점이 예상된다. 실제로 2008년 대학구조조정이 시작된 후 퇴출당한 곳은 전체 대학 340여개 가운데 6곳에 불과하며 2010년 이후 2014년 1월까지 재취업한 서기관급 이상 교육부 관료 39명 중 28명(71.8%)이 대학이나 대학 부속기관에 자리 잡았다고 한다. 이 가운데 4명은 대학총장이 됐다. 15명은 대학교수, 7명은 국공립대·사립대의 법인·산학협력단이나 국립대병원로도 갔다. 문제는 재취업이 아니라 교육부 출신 고위직을 영입한 대학들이 감사를 받았거나 비리가 적발되는 등 취약한 곳이 많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교육부 출신 공직자가 퇴직 후 일정 기간 동안 사립대학의 총장으로 취임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업무 공정성 강화 및 국민적 신뢰확보를 위해 '교육부 공무원 행동강령'을 개정하기로 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총장이 아니더라도 대학에 재취업하게 되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제한 범위를 고위직으로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문제점은 교육부가 정원감축 규모를 정해 대학·전문대, 수도권·지방 등을 구분해 추진하려 하나 지역구 국회의원, 단체장들의 각종 로비에 교육부의 의도대로 정책이 추진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수년 내에 대학입학 정원이 축소될 것이라는 점은 당연히 도래하는 미래다. 대학 정원과 학과 통폐합 등의 구조조정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정책추진 과정에서 교육부의 막대한 예산과 인력이 이른바 'N분의1'의 논리, 정무적인 판단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대학 구조조정은 대학·전문대, 수도권·지방 구분 없이 진행돼야만 악화가 양화를 구축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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