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번 일련의 사건들은 중국이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에 맞춰 AU 새 청사를 기증하고 무상원조를 확대하겠다고 밝히는 등 아프리카 껴안기 외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발생해 중국 지도부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 각국에서는 중국이 자원을 싹쓸이하는 대가로 독재정권을 지원하면서 반중 감정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중국은 반대급부로 도로건설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확충해주고 있지만 그나마 중국인 노동자들로만 채워져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발도 거세다.
이집트 북동부 시나이반도에서 지난달 31일 시멘트 공장으로 출근하던 중국 근로자 29명이 현지 베두인족에게 납치됐다. 베두인족은 지난 2006년 시나이반도 휴양지 테러 사건으로 수감돼 있는 동료 5명을 석방하라면서 중국 근로자를 납치했다. 이들 근로자는 다음날 풀려났지만 현지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언제든 또다시 중국인을 볼모로 한 납치사태가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수단의 남포르도판주에서 반정부세력인 수단인민해방운동 무장세력이 중국인 근로자 29명을 납치한 적도 있다.
잇단 납치사태로 중국의 대아프리카 외교도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중국은 2000년대 들어 빈국지원을 명분으로 원유와 가스 등 천연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대아프리카 투자를 확대했고 인프라 건설과정에서 많은 중국 근로자들이 아프리카에 들어왔다. 수단ㆍ리비아 등 현지 독재정부는 중국의 투자를 환영했지만 이들 지역의 반정부세력들은 중국이 아프리카를 신식민화하고 있다고 반감을 갖게 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번 수단 반정부세력의 납치행각도 현 수단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 정부를 압박해 현지의 정치적 이득을 얻어내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7월 수단이 북수단(수단)과 남수단으로 분리된 후 양국은 유전 이권을 놓고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유전은 남수단에, 수출항은 북수단에 있는 상황에서 남수단은 수단이 요구하는 원유 통과료를 줄 수 없다며 최근 원유생산을 중단했다. 남수단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남수단인민해방운동은 수단 정부의 양보를 얻어낼 목적으로 중국인을 납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8년에도 수단에서 중국 건설근로자 9명이 납치돼 구조과정서 5명이 사망한 바 있다. 2010년 기준 중국의 총 해외근로자 84만7,000명 중 22만9,964명이 아프리카에 집중됐고 수단과 남수단에만도 2만4,000명이 일하고 있다. 2011년 2월에는 리비아 내전이 터지면서 3만5,000명의 근로자를 급히 본국으로 이송해야 했다.
중국과 아프리카의 지난해 교역액은 1,600억달러로 중국이 아프리카의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