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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행 비행기에 오를 최종 탑승자 리스트가 중동 2연전에서 추려진다.
이번주 말과 다음주 초 축구대표팀이 치를 중동 원정 2연전은 아시안컵을 앞둔 한국(FIFA 랭킹 66위)의 마지막 평가전이다. 오는 14일 오후11시30분(이하 한국시각) 요르단(74위)과 맞붙고 18일 오후9시55분 이란(51위)과 격돌한다. 이번 원정은 울리 슈틸리케(독일) 감독 부임 이후 첫 원정. 지난달 홈 평가전에서 파라과이전 2대0 승리와 코스타리카전 1대3 패배의 성적표를 받아든 슈틸리케는 악명 높은 중동 원정에서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선수들도 마지막 시험대에 섰다. 이번 평가전 뒤 내년 1월4일 호주에서 개막할 아시안컵까지 더 이상의 평가전은 없다. 올해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 꼴찌에 그친 대표팀은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으로 명예회복의 첫 단추를 끼운다는 각오다. '슈틸리케호 2기'로 불리는 이번 대표팀은 10일 오후11시50분 인천공항을 통해 요르단 암만으로 떠났다. 정성룡(수원), 김승규(울산),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차두리(서울), 한교원(전북),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장현수(광저우 부리), 김민우(사간 도스),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9명이 출국했고 손흥민(레버쿠젠), 기성용(스완지) 등 유럽파들은 현지에서 합류한다.
이번 원정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중동파'의 활약 여부다. 월드컵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던 남태희(카타르리그 레퀴야SC)가 지난달 '슈틸리케의 황태자'로 떠오른 가운데 이번에는 월드컵 멤버 박주영(알샤밥)과 이근호(엘자이시)가 뭔가 보여줄 차례다. 박주영과 이근호는 슈틸리케호 첫 승선. 유럽리그 잔류가 좌절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는 박주영은 지난달 데뷔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고 최근 풀타임을 뛰는 등 빠르게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아시안컵에서 가치를 증명, 이적시장을 통해 유럽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슈틸리케의 눈도장을 받는 게 먼저다. 선수 선발에 있어 '제로 베이스'를 강조하는 슈틸리케라 박주영으로서는 이번 2경기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월드컵 스타 이근호는 지난달 카타르리그 이적 후 이달 1일 2골을 터뜨리는 등 2골 3도움으로 활약하고 있다. 슈틸리케는 "이근호를 직접 불러 카타르에서만큼 대표팀에서 잘할 수 있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동국(전북)과 김신욱(울산)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해 박주영과 이근호 등 공격수를 평가하는 슈틸리케의 눈빛은 더욱 날카로울 것으로 보인다. 박주영의 A매치 기록은 66경기 24골, 이근호는 69경기에서 19골을 넣었다. 월드컵에서 부진했으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근 4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하며 주가를 올리고 있는 왼쪽 수비수 윤석영(퀸스파크)도 눈여겨볼 만하다.
원정 2연전의 하이라이트는 이란전이다. 한국은 테헤란 알아자디 스타디움 '무승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1무2패에 1득점 4실점 했다. 이번 평가전도 알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수용인원이 9만9,000명인 대형 경기장인데 거의 전원이 이란을 응원한다고 보면 된다. 이란은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 호주에서 만나기 전 징크스 탈출로 기선을 제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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