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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국민타자 "행복하게 야구하고 싶다"
입력2011-11-04 15:41:56
수정
2011.11.04 15:41:56
4일 영구 귀국…“삼성 우선적으로 생각”
8년 전 대구구장 외야를 뒤덮었던 잠자리채 물결을 다시 볼 수 있을까.
‘국민타자’ 이승엽(35)이 8년간의 일본 생활을 마감하고 4일 귀국했다. 김포공항 입국장에서 구름 취재진을 만난 이승엽은 “홀가분하다. 아쉬움보다 시원한 마음이 크다”면서 “한국 야구를 TV로 보면서 관중의 함성과 환호가 부러웠고 저 자리에 내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오릭스 버펄로스와 2년 계약한 이승엽은 지난달 18일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일본 야구를 정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오릭스 구단도 이승엽의 뜻을 존중했다. “지진 여파 탓도 아니고 오릭스가 싫어서 떠난 것도 아니다. 내년까지 오릭스에서 뛰고 들어오면 한국에서 제 기량을 보여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힌 이승엽은 “(내년 시즌 몸담을 팀으로) 삼성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구단이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인 이승엽을 붙잡으려면 친정 팀인 삼성 라이온즈에 보상금으로 최대 28억3,50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승엽은 “통산 홈런 기록을 깨고 싶다”는 목표도 밝혔다. 국내 무대에서 총 324홈런을 친 이승엽은 은퇴한 양준혁(351홈런)에게 27개 뒤져 있다. “8년이나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겨울 동안 많은 준비와 훈련이 필요하다”는 이승엽의 말처럼 뜨거운 겨울을 보낸 뒤 순조롭게 적응할 경우 내년 시즌 내 경신도 충분히 가능한 기록이다.
금의환향은 아니었지만 한국프로야구에 이승엽은 여전히 가슴 설레는 이름 석자다. 프로 3년차였던 1997년 처음으로 30홈런을 돌파(32홈런)한 이승엽은 2003년까지 7년 연속 한 시즌 30홈런 이상을 쳤고 1999년 54홈런에 이어 2003년에는 56홈런으로 ‘아시아 홈런왕’ 타이틀을 얻었다. 당시 역사적인 홈런공을 차지하려는 팬들은 잠자리채까지 들고 외야에 포진해 장관을 이뤘다. 이승엽의 일본 통산 성적은 타율 0.257, 159홈런, 439타점으로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2006년 최고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타율 0.323리, 41홈런, 108타점을 올리는 등 영광의 순간도 많았다. 오릭스 첫해인 올 시즌도 새 공인구 탓에 투고타저가 극심한 분위기 속에서도 15홈런(타율 0.201, 51타점)을 때려냈다.
이승엽은 “일본을 추억할 때 좋은 것보다는 아픈 기억이 더 많다. 2군에 있을 때 정말로 힘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엄지손가락 부상과 무릎 통증에 시달린 데다 특히 요미우리 시절에는 감독의 이해할 수 없는 기용 방침에 자존심이 꺾였던 이승엽이다. 조만간 삼성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을 이승엽은 “한국에서 행복하게 웃으면서 야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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