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한 명이 평생 쓰는 의료비가 평균 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보건사업진흥원의 '생애의료비 분포 추정 및 한일 특성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의 1인당 생애 의료비는 지난 2010년 현재 가치로 1억1,430만원, 남성은 9,589만원으로 조사됐다. 이 결과는 2010년 국민건강보험공단진료비 자료 및 통계청의 생명표 등을 이용해 추산됐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에 비해 약 1,840만원의 의료비를 더 지출하는데 이는 여성의 기대수명이 남성에 비해 평균 6년 정도 더 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남성이 여성만큼 산다고 가정할 경우 남성 1인당 생애의료비는 1억1,759만원으로 추산됐다. 의료비 지출에 성별의 차이는 없다는 말이다.
연령별로는 의료비가 생후 1년부터 감소하다가 성인기에 이르면서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녀 모두 노년기에 접어들며 의료비가 급격하게 늘어 남녀 모두 생애의료비의 절반가량이 65세 전후로 지출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 같은 모습은 우리보다 고령화가 먼저 진행된 일본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일본의 1인당 생애의료비는 남성이 2,325만엔, 여성 2,594만엔으로 우리나라보다 약 3배가량 많았고 남성 생애의료비의 56%, 여성의 61.2%가 65세 이후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의 65세 이후 의료비 지출 비율이 남성 47.2%, 여성 51.2%인 것에 비해 각각 10%포인트씩 높았다.
한편 생존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생존자 1인당 생애의료비는 한국의 경우 ▦남자 1억4,518만원 ▦여자 1억4,277만원, 일본의 경우 ▦남자 3,487만엔 ▦여자 3,240만엔으로 조사됐다. 가상 집단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의 의료비가 지출된 셈이다.
임달오 보건산업정보통계센터장은 "일본의 사례 등을 볼 때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의료비 지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의료재정 안정화를 위한 정책이 필요한 것은 물론 개인 차원에서도 의료비 지출에 대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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