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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상징 DMZ, 미술과 만나다

9월16일까지 '리얼 DMZ 프로젝트'<br>국내외 작가 11명 작품 15점 설치

철원평화전망대에 설치된 사진작가 노순택의 작품. 사진촬영을 금지한다는 실제 경고문구도 함께 볼 수 있다.

서울에서 2시간 반 거리. 그러나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곳.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다. 오는 27일은 1953년 한국전쟁의 휴전협정 체결로 남북 각 2km의 군사적 완충지대인 DMZ가 설정된 지 59년 되는 날이다.

그 중 강원도 철원군은 동서 총 248km 길이에 이르는 휴전선의 5분의 1 이상이 걸쳐있는 지역이며 DMZ 전체 면적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곳이다. 남북이 마주보고 있는 이곳 DMZ 접경지역에 글로벌 현대미술작품이 들어섰다. 전시기획사 사무소(SAMUSO)의 기획으로 오는 28일부터 9월16일까지 계속되는 '리얼 DMZ 프로젝트'다. 철원군 장흥리 '철의 삼각 전적지' 관광사업소에서 출발하는 '철원안보관광'의 3시간 코스내에 국내외 작가 11명(팀)의 작품 15점이 녹아 들어 있다. 평화와 고통, 안정과 불안이 공존하는 이곳의 역설적 상황을 미술로 보여준다.

'안보관광'의 시작지점인 철의삼각 전적지 관광사업소 2층에는 사진작가 노순택의 작품이 전시됐다. 원래 이곳은 국정원과 철원군이 설치한 안보관련 전시물이 있는 곳이지만, 노순택은 그 사이사이에 안보관광을 찾아온 민간인들의 모습을 포착해 함께 전시했다.

땅굴 끝에도 작품이 설치됐다. 제 2땅굴은 깊이 500m까지 일반인의 접근이 가능한데 그 끝에는 독일작가 디륵 플라이쉬만의 조명작품인 '샹들리에'가 빛을 발하고 있다. 군사관리지역인 땅굴에는 못을 박는 등의 행위가 금지돼 있기 때문에 샹들리에는 천장에 매달리는 대신 바닥의 거울 위에 뉘였다.

철원평화전망대로 올라가는 모노레일 탑승관 외벽에는 영국작가 사이몬 몰리의 대형 현수막 작품이 걸렸다. 인터넷에서 남한과 북한의 경비병 사진을 찾아낸 다음 이를 크게 출력한 이미지다. 이른바 '경계인'인 이들은 남한의 경비병일수록 큰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린 '익명성'이, 북한의 경비병일수록 자신을 드러내는 '개성'이 부각되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북한군 이미지를 내거는 것 역시 군(軍)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는 후문이다. 탑승관 2층 전시장에는 황세준의 회화작업과 이주영, 파트타임스위트의 영상작업이 선보였다.

전시는 평화로운 DMZ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까지 이어진다. 프랑스 출신 프랑수아 마자브로와 독일의 니콜라스 펠처는 북한을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전망대의 성격과 연관된 작업들을 전망대 관람실 내부에 선보였다.



외부전망대에는 노순택 작가가 같은 장소에서 촬영한, 평화전망대에서 북쪽을 바라보는 군인의 뒷모습을 찍은 사진이 세워져 있다. '이 곳은 전방지역 접근 및 사진 촬영이 금지된 지역으로 위반시 군사시설 보호법에 의거 의법조치' 된다는 내용의 경고문구까지 작가는 버젓이 촬영했다. "살기 위해서는 나를 은폐해야 하고 상대를 끊임없어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하는 작가는 이곳 방문을 기념하는 안보 관광객들의 모습까지도 작품에 담았다.

전시는 '철마는 달리고 싶다'의 월정리역과 남한에 남아있는 북한군이 지은 건축물인 '노동당사' 앞 등지로 이어진다. 김량, 김실비, 사이몬 몰리 등의 작품이 철원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보듬어 표현해냈다.

전시는 철원에서 하루 4번씩 진행되며 매주 토요일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일일투어버스가 출발한다. 070-8233-5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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