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마지막 거래일인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전날보다 6.34포인트(0.41%) 오른 1,569.19를 기록하며 종전 최고치인 2007년 10월의 1,565.15를 넘어섰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52.38포인트(0.36%) 상승한 1만4,578.54에 장을 마치며 다시 한번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올 1ㆍ4분기에 11% 가까이 올라 1998년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분기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는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미국의 지난해 4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4%로 확정됐다. 이는 1월에 발표된 잠정치 -0.1%나 전월의 수정치 0.1%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시장 예측치인 0.5%와 지난해 2ㆍ4분기의 1.3%, 3ㆍ4분기의 3.1%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1만6,000건 증가한 35만7,000건을 기록했다. 대외적으로 유로존의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키프로스 사태가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연정구성에 실패한 이탈리아의 정국은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이 같은 경제지표 부진과 대외 불확실성으로 FRB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지속할 것이며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투자자들 사이에 확산되며 뉴욕증시는 랠리를 지속했다. 사실 금융위기 이후 뉴욕증시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증시회복은 중앙은행들이 퍼부은 유동성에 힘입은 것이다. 마이클 허트넷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투자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6년 동안 전세계적으로 503번의 금리인하가 있었고 각국 중앙은행들은 11조6,000억달러의 유동성을 쏟아 부었다"고 지적했다.
FRB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유지되는 한 뉴욕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월가에서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해 시장을 보수적으로 전망했던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이달 들어 지수전망을 올린 데 이어 웰스파고는 이날 S&P500지수 전망치를 종전 1,575에서 1,625로 올리면서 낙관론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실물경제 회복이 여전히 더딘 상태에서 주식시장이 상승하는 데 대한 경고도 커지고 있다. 유명 투자자인 짐 로저스는 이날 CNBC에 출연해 "S&P500지수의 사상 최고치는 FRB가 만든 인위적인 기록"이라며 "확실히 미국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월가의 대표적 '닥터 둠'으로 꼽히는 마크 파버 글룸붐앤드둠리포트 편집인은 "주식시장이 실물경기와 따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뉴욕증시에 거품이 끼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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