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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회 분란이나 조장하는 한심한 국회

대선을 앞두고 국회가 마구잡이로 쏟아낸 선심성 법안들이 사회 전반에 심각한 갈등과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지원하는 관련법이 국회 법사위를 통과하자 버스업계는 사상초유의 운행중단 카드로 맞서고 있으며 국회가 유통업체의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바람에 대형마트 납품업체와 농민들은 생존권을 지키겠다며 집단행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장 교통편이 묶이고 소비생활에 불편을 겪게 될 시민과 소비자들로서는 느닷없는 소식에 분통이 터질 일이다.

정치권이 사회적 분란과 갈등을 앞장서 조장하는 것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회가 무턱대고 통과시킨 무상보육 법안은 재원이 부족한 지방자치단체의 실력행사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으며 동남권 신공항 법안이 거론되자 촛불시위까지 벌어질 정도로 지역 간 갈등의 골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그렇잖아도 대선을 틈타 자신들의 숙원사업을 관철시키려는 집단이기주의가 팽배할 터에 정치권이 앞장서 사회갈등을 부추기다 보니 곳곳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기 마련이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데는 대선을 앞두고 오직 표를 얻겠다는 욕심만 앞서 무책임한 입법활동을 벌이는 국회의 책임이 크다. 국가를 이끌어야 할 국회가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와 아무런 협의 없이 덜커덕 법을 만들어놓으니 누가 뒷감당을 할 수 있겠나. 대중교통이나 유통시장 문제는 이해관계가 워낙 복잡하게 얽혀 있어 법안만 달랑 만든다고 해서 간단히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여야가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이나 철저한 보완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만장일치로 법안을 통과시켰으니 이런 쓸데없는 분란을 빚는 것은 당연하다.



국민들은 이런 국회라면 도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이유를 따져 묻고 싶을 것이다. 정치가 사회의 갈등을 완화하고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본연의 역할은커녕 오히려 이를 부추기는 행태를 일삼으니 더욱 개탄스럽다. 의원들은 쌍용자동차나 한진중공업 사례에서 보듯이 모든 문제를 정치논리로 접근하고 과도한 개입을 일삼는다면 원만한 해결을 더욱 꼬이게 한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국회는 사태의 심각성을 절감하고 더 이상 입법권 남용이라는 얘기를 듣지 않도록 결자해지 차원에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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