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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에게 북한에 강제구금 된 '통영의 딸' 신숙자씨 가족의 석방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이 신씨 가족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한ㆍ스웨덴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강제구금된 신씨 가족을 언급하며 "북한 문제는 핵 포기만큼이나 인권과 자유도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구스타프 국왕에게 "(현재 북한에 강제구금된) 독일 베를린에 살던 가족들을 유엔에서도 돌려보내라고 석방결의를 했고 며칠 전 유럽연합(EU) 의회에서도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얘기가 있었다"며 "세계가 관심을 가지면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다. 오길남씨(신씨 남편) 가족에 대해 스웨덴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대해 구스타프 국왕은 놀라는 표정으로 스웨덴 외교차관에게 "몇 년 됐냐"라며 확인을 지시했고 스웨덴 외교차관은 "상황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고 적극 협력하겠다"고 답했다.
이른바 통영의 딸로 불리는 신씨는 20대에 독일로 건너가 간호사로 일하다 현지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던 오길남 박사와 결혼한 후 지난 1985년 작곡가 윤이상 등의 월북 권유로 북한으로 갔다. 1986년 오 박사가 탈북한 후 오혜원ㆍ규원 두 딸과 함께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인 요덕수용소에 수용됐다는 사실이 2011년 5월 밝혀지며 송환운동이 전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한편 이날 두 정상은 기초과학, 생명공학 및 녹색성장 분야의 양국 간 협력을 증진시키기로 합의했다.
구스타프 국왕은 방한기간 중 판문점을 방문해 중립국감독위원회에 파견 중인 스웨덴 장교들을 격려하고 경제단체들과 만나 양국 민간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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