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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멀고먼 부처간 벽 허물기

"정책 추진 주체는 해수부니까 해수부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폐기물 해양투기는 해수부 담당이지만 육상처리는 환경부 영역입니다."

내년부터 실시될 예정이던 산업폐수ㆍ오니의 해양투기 전면 금지가 불투명해지면서 해양수산부와 환경부 간에 책임 떠넘기기가 한창이다.

사안의 발단은 정부가 지난 2009년 쓰레기의 해양 투기를 금지한 런던협약에 가입한 데서 비롯됐다. 정부는 올해 음식물쓰레기폐수(음폐수)에 이어 내년부터 산업폐수도 바다에 버리는 것을 금지할 계획이었다.

문제는 산업폐수ㆍ오니의 해양 투기가 금지되면 폐기물은 모두 업체가 정화를 하든 매립을 하든 육지에서 처리해야 하는데 정화 시설이 없는 영세 업체도 있고 강원이나 전남 등 일부 지역에는 위탁 처리를 할 만한 시설도 없는 실정이다. 일부 업체들은 부랴부랴 자체 정화 시설을 만들고 있지만 연내 완공은 어려운 상황이다.



폐기물 해양배출을 단속ㆍ관리하는 해양경찰청은 폐기물 해양 투기 육상 처리 전환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벌여왔지만 그나마 업체 설문에만 의지하고 있어서 정확한 실태파악조차 안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업체들이 처리할 수 있는 폐기물 용량은 얼마고 부족한 부분은 얼마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길이 없다. 3월 시작한 환경부의 산업폐수ㆍ오니 육상처리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도 9월 말에나 나오기 때문에 도대체 언제 해결책이 마련된다는 기약도 없다.

이제껏 무엇을 했냐는 비난은 접어두더라도 앞으로 남은 기간 제도를 정상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대책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돌아온 것은 해수부는 "폐기물 육상 처리는 환경부의 업무"라는 말을, 환경부는 "정책 추진 주체는 해수부"라는 동문서답이었다.

두 부처의 주장대로 육지와 강의 오염은 환경부, 바다에 발생한 오염은 해수부에 속한 업무지만 이대로 부처들이 '내 할일'만 챙기다 보면 올 초 빚어진 음폐수 대란처럼 산업폐수ㆍ오니 처리 차질은 불가피하다. 강과 바다는 이어져 흐르는데 해수부와 환경부 사이의 칸막이는 견고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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