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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건강 차원서도 담뱃값 인상이 옳다

보건당국이 2004년 이후 1갑당 2,500원에 묶여 있는 담뱃값을 올리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임종규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11일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를 받아들여 담뱃세 인상을 강하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국회를 상대로 설득작업을 벌이고 내년 초께 국회 통과 후 시행한다는 게 보건복지부의 시간표다. 물가 걱정으로 인상에 주저하던 기획재정부도 필요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라니 이번에는 잘될 듯하다. 담뱃값 인상은 그동안 수차례 논란이 됐지만 물가 영향, 흡연자가 많은 저소득층의 부담 증가라는 벽에 부딪혀 번번이 좌절됐다.

하지만 이제는 국민건강 차원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보건당국의 인식이다. 우리도 옳다고 본다. 청소년들의 건강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3학년의 흡연율은 25%에 달한다. 미국 청소년의 약 2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남성 평균 흡연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30만명을 흡연자와 비흡연자로 나눠 19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흡연 남성은 비흡연자에 비해 후두암 발생 위험이 6.5배, 폐암은 4.6배, 식도암은 3.6배 높았다. 담배로 인한 암 유발로 지출되는 의료비 부담은 연간 1조7,000억원에 이른다. 우리 국민의 한달치 건강보험료와 맞먹는다. 의료비 부담 외에 사회적·경제적 손실까지 포함하면 담배로 인해 매년 9조원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담뱃값은 물가를 고려해도 OECD 회원국들 가운데 가장 낮고 담뱃세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62%로 WHO 권고치인 70%를 밑돌고 있다. 인상할 여지가 충분한 셈이다. 기왕에 올리려면 한번에 상당폭 인상한 후 물가에 연동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지난달 31일 WHO가 권고한 '현재보다 50% 정도 인상'을 참고할 만하다. 담뱃값 인상에만 머물지 말고 저소득층 흡연자의 금연 프로그램 및 지원 강화, 담뱃값 경고그림 도입 등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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