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건설은 경남 양산신도시에서 '대방 노블랜드 2ㆍ3차' 아파트를 분양 중이다. 2차 245가구, 3차 680가구 등 총 1,310가구 규모다. 지난해에도 양산신도시에 1,414가구를 공급한 이 건설사는 하반기에 역시 같은 지역에 1,873가구를 더 내놓을 계획이다. 양산신도시에서만 총 5,000가구가 넘는 브랜드 타운을 조성하는 셈이다.
지난해 광주 수완지구와 양산신도시 등에서 2,073가구를 공급했던 대방건설의 올해 분양(예정)물량은 4,492가구에 이른다. 대부분의 중견 건설사들이 주택시장 침체로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간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지방에서 아파트사업을 활발히 전개하면서 이 회사의 시공능력평가액 순위는 2010년 108위에서 올해 62위로 수직상승했다.
부동산경기 침체 장기화로 대형 건설사들마저 주택사업에 보수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견업체들이 공격적인 분양에 나서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수ㆍ대방ㆍ중흥ㆍ양우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순위 51~100위권인 중견 건설사들이 올해 신규 아파트 분양물량을 전년 대비 150~200% 늘리는 등 주택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을 졸업한 이수건설은 지난해 안동시 태화동에 339가구를 공급하는 데 그쳤지만 올 들어서는 인천 백운, 광주 진월, 경기 동두천 등 3곳에서 593가구를 비롯해 9월 이후 경기 이천에서 217가구를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다. 또 부산 연산동과 서울 당산동에서 각각 재개발아파트와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공급도 추진하고 있다.
광주에 연고가 있는 중흥건설은 웬만한 대형 건설사 못지않은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전남 순천 신대지구 등지에서 총 4,869가구(임대아파트 포함)를 공급한 이 회사는 올 들어 세종시 3,202가구와 광주 첨단2지구 784가구 등 총 3,986가구를 분양한 데 이어 이달 말 세종시와 신대지구에서 각각 1,011가구, 1,842가구를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다. 중흥건설의 한 관계자는 "10월께 김해진영2지구와 세종시에서 총 2,500여가구를 내놓을 계획"이라며 "올해 신규 분양물량이 9,000가구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공급물량이 912가구에 불과했던 아이에스동서 역시 4월 우정혁신도시에서 685가구 규모의 '에일린의뜰 3차'를 성공적으로 분양한 데 이어 10월께 부산 명지지구에서 980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내안애'라는 브랜드로 주택사업을 펼치고 있는 양우건설은 수익형 부동산으로 각광 받고 있는 도시형 생활주택에 진출해 불황 극복에 나선 경우다. 이 업체는 올해 도시형 생활주택 전용 브랜드인 '내안애 애플'을 론칭하고 서울 가산동ㆍ장안동, 수원 광교신도시, 의정부 등 4곳에서 총 1,015가구를 공급했다.
이들 중견 건설사들은 서울ㆍ수도권보다는 세종시나 혁신도시 등 개발호재가 있는 지방 분양시장을 적극 공략해 짭짤한 분양수익을 얻었다.
이처럼 중견 건설사들이 아파트 공급을 확대하는 것은 올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내년 주택시장 전망이 더욱 불투명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빨리 물량을 털어내려는 이유도 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 주택시장이 빠르게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중견업체들이 공급을 늘리고 있어 리스크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면서 "주택사업과 함께 토목ㆍ건축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시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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