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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리포트] 美, 기준금리 인상전에 재할인율 1~2차례 더 올릴듯

■ FRB의 출구전략 매커니즘<br>과도한 유동성으로 자금시장 왜곡 심화<br>국채매각은 부동산시장 위축 초래 부담<br>기준금리 인상은 3분기 이후에나 가능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 2월 재할인율을 0.75%로 전격 인상한 후 월가에서는 추가 인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벤 버냉키 의장은 재할인율 인상 후 의회 증언에서 "긴축 신호가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시장에서는 출구전략이 앞당겨 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여전하다. 월가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이전에 최소 1차례 이상의 재할인율 인상이 더 단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처럼 FRB가 출구전략 본격 가동에 앞서 재할인율부터 인상하고, 또 추가 인상설이 계속 나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미국의 단기 자금시장인 연방기금(FF) 시장의 왜곡 현상과 FRB의 출구전략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이 해답의 출발점이 된다. ◇자금시장의 왜곡 현상=금융시장이 정상적이라면 FRB가 목표로 삼은 기준금리(Target rate) 와 실제 시장의 초단기 금리(연방기금금리)간의 격차는 3bp(0.03%)정도다. 그런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중 금리는 FRB의 정책 목표치를 밑도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원인은 FRB가 시장안정을 위해 유동성을 과다하게 풀어 시중에서 은행간 돈 빌리려는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JP모건에 따르면 연방기금 시장 규모는 위기 전 하루 3,00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로 감소했다. 지난주 말 연방기금금리는 0.17%. 이 수준은 FRB의 기준 금리인 0~0.25% 사이에 걸쳐 있긴 하나 FRB가 목표를 삼고 있는 또 다른 정책금리인 지불준비금 예치금리 0.25%에 비해 8bp가 낮다. 다시 말해 은행이 시장에서 돈을 빌려 FRB에 맡기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돈 놀이를 해도 8bp의 수익률을 챙길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미스터리는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긴 하나 대게 이렇게 되면 은행이 재정거래(차익거래)에 나서 자연스레 해소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런 기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시장이 정상적이면 시중 금리는 대게 FRB의 금리 타깃 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서 움직인다. ◇출구전략 앞서 시장 통제력 장악= 문제는 시장왜곡이 지속되면 통화정책 약발이 먹혀 들지 않는다는 데 있다. 내일 당장 기준금리를 현행 0~0.25%에서 0.5%로 인상해도 실제 연방기금금리는 0.5%수준으로 오르지 않고 이 보다 하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FRB는 보유 국채(TB)를 매각(공개시장조작)함으로써 시중 자금을 빨아들여 금리를 끌어올려야 하지만 두 가지 작업의 동시 진행은 급격한 긴축으로 이해되면서 시장에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국채 매각은 모기지 금리의 급격한 상승을 불려 주택금융시장의 교란과 부동산시장의 위축을 부를 위험성이 있다. 경기회복기의 FRB가 선택하기 힘든 카드다. FRB가 기준 금리 인상 이전에 과도한 유동성(좁은 의미에서 초과 지불준비금)부터 먼저 흡수하는 출구전략의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은 여기서 나온다. FRB가 연방기금시장의 통제력을 완전히 장악해야 정책 약발이 듣기 때문이다. 초과 준비금은 위기 이전 500억 달러에서 1조2,000억 달러로 급증했다. 안전하게 돈 빌려줄 곳이 마땅치 않아 그냥 쌓아둔 탓이다. 이 자금이 경기확장기에 유통되기 시작하면 큰 파괴력을 낳는다. 이른바 '승수효과' 때문이다. A은행에서 빌린 돈이 B와 C은행을 거쳐 D기업으로 이전되면서 자금유통량이 여러 배로 늘어나는 현상이다. 초과 준비금은 지금은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인플레이션 재앙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할인율 인상의 비밀=과잉 유동성 흡수에 앞서 사전 정지작업이 필요한 FRB는 재할인율을 추가로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그래서 나온다. 재할인율은 FRB가 은행에 빌려주는 벌칙성 대출금리. 현재 정책 금리의 상단은 0.25%인데 비해 재할인율은 0.75%. 그러나 이 정도의 스프레드(금리 격차)로는 출구전략이 가동됐을 때 정책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높아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 재할인율 추가 인상은 앞으로 시행할 유동성 흡수장치인 기간물 예치제도(Term Deposit Facility)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는 은행이 보유한 초과 준비금을 6개월 미만의 FRB 예금으로 전환하는 제도다. 이 금리는 자금유인을 위해 시중 금리보다 높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재할인율 보다는 높지 않아야 한다. 왜냐하면 재할인율을 0.75%로 그대로 묶어 둔 상황에서 예금금리를 이 보다 높은 1%로 책정한다면 은행은 FRB로 부터 돈을 빌려 다시 예금하는 기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FRB가 금리 인상 전 1~2차례 정도 재할인율을 인상, 스프레드를 좀 더 늘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이클 페로리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빠르면 FRB가 4월 FOMC 개최 이전에 재할인율을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한다. 따라서 재할인율 인상이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동시에 단행되지 않는다면 버냉키 의장의 설명처럼 긴축의 선회로 해석하기는 무리라는 결론이 나온다. ◇출구전략 로드맵=FRB는 본격적인 금리인상에 앞서 이르면 2ㆍ4분기부터 초과 준비금의 절반 정도를 비교적 짧은 시간에 흡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5월이면 국채발행자금지원제도(SFP)가 가동돼 2,000억 달러어치의 국채 대금이 FRB로 예치된다. 재무부는 지난 2월23일 8주 일정으로 초과 준비금 흡수용 국채 발행에 돌입했다. 기간물 예금은 올 봄 시범 운영을 거쳐 하반기면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의 본격 인상 시기에 대한 월가 전망은 3ㆍ4분기 이후 혹은 내년 상반기까지 편차가 크다. 그러나 2조 달러에 육박하는 국공채 매각은 출구전략 3단계의 마지막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는 경제가 완전히 정상궤도에 올라선 2012년 이후나 시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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