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 중장년층에 인기 폭발<br>서울서만 100여기 동호회 활동 50대가 34.9%로 가장 많아
 | 애드립 동호회원들의 연주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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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색소폰 나라의 동호회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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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동호회 색소폰 나라의 드림앙상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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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올드보이' 로망을 꿈꾸다
색소폰, 중장년층에 인기 폭발서울서만 100여기 동호회 활동 50대가 34.9%로 가장 많아
우현석 기자 hnskwoo@sed.co.kr
그래픽=이근길기자
애드립 동호회원들의 연주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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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소폰 나라의 동호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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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동호회 색소폰 나라의 드림앙상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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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색소폰을 연주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색소폰을 즐기는 사람의 65%가 40~50대입니다. 그 중에서도 50대가 무려 3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색소폰 동호회는 그야말로 '로맨스 그레이'의 시현장인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케니G의 내한공연과 그의 연주곡들의 히트,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에 차인표가 출연해서 색소폰을 불어댔던 것, 그리고 온라인 동호회의 출현을 대중화의 3대 요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의 색소폰 온라인동호회 '색소폰나라'(www.saxophonenara.net)의 회원수는 6만5,000명. 이 동아리를 이끄는 박세일 대표는 "회원수는 6만5,000명에 120개의 지역 동호회가 참여하고 있다"며"국내 색소폰 동호인 인구는 줄잡아 25만~30만 정도는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97년에 처음 색소폰을 시작했는데 마땅히 배울 곳이 없어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나중에 시작하는 사람에 알려주겠다는 생각으로 사이트를 시작하게 됐다"며"색소폰나라가 워낙 급속히 알려지고 색소폰 대중화에 기여를 하다 보니 전문 연주자들이 고마워 할 정도"라고 했습니다.
색소폰 주자인 박세경 재즈노트 대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40~50대는 나이가 들어서 생활에 여유가 생기는데다 색소폰의 음색이 남성적이어서 마음을 쉽게 빼앗기는 것 같다"는 원인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나이 들어 청운의 꿈을 꺼내 든 이유는 그들 모두의 가슴 속에 개별적인 사연으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당신은 젊은 시절 가슴 안에 품었던 로망을 꺼내 본 적이 있습니까.
당신의 귀밑 머리카락이 희끗해지는 요즘에라도 말입니다. 먹고 살기 바쁘고, 경제가 이 모양인데 갑자기 무슨 뜬금 없는 소리냐고요? 그렇습니다. 요즘은 경제도 안 좋고 주변을 돌아봐도 온통 팍팍한 현실만이 눈 앞에 다가옵니다. 그렇다고 퇴근 길 차 안에서, 밥상 머리에 앉아서 찌푸리고 앉아 내일을 걱정해야만 할까요?
한 번 자리를 훌훌 털고 일어나 보세요.
그리고 젊은 시절 당신이 꿈꾸다가 밥그릇 싸움을 위해 한쪽 구석으로 밀쳐 놓았던 아련한 꿈을 찾아 꺼내 보세요. 당신에게 그럴 만한 여유가 없을지라도 당신에겐 그럴만한 자격이 있습니다. 당신은 압축 성장의 전위에서 한 눈 팔지 않고 앞길을 헤쳐 온 주인공이니까요.
오늘 리빙앤조이는 자신의 모든 힘을 쏟아 붓고 한 숨을 돌린 세대들의 로망, 색소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입문 쉽고 장년층 어울리기 좋아… 동호인 25만~30만명선
6개월 연습하면 연주 가능… 고음역 내기 어려워 알토로 시작
색소폰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다보니 동호회의 숫자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박세경 재즈노트 대표는 “자세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서울에만 100여개 이상의 동호회가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색소폰 동호인들의 온라인 활동은 더욱 활발하다. 국내 최대의 색소폰 웹사이트 ‘색소폰나라’ (www.saxophonenara.net)에 등록된 동호회의 숫자는 120개. 이들은 보통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면서 오프라인에서는 지역별 모임을 갖고 있는데, 등록 대기중인 동호회만 해도 30~40개에 이른다.
색소폰 동호인들이 참여하는 모임의 형태도 다양하다.
지역별 모임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카페 같은 곳을 중심으로 모임이 이뤄지는가 하면 공연장을 마련해 놓고 멤버십 형태로 운영되는 곳도 있다.
분당의 동아리 ‘해피 색소폰’은 대표적인 지역 모임으로 동호인들이 틈나는 대로 모여 중앙공원, 탄천 등에서 연주를 하기도 한다. 해피색소폰은 지난 4월 21일 중앙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콘서트를 개최한데 이어, 오는 20일에도 가을철 연주회를 가질 예정이다.
황병진 해피색소폰 대표는 “동호인 40명 중 50대 이상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며“가입문의 전화가 하루 평균 한 통은 걸려올 만큼 저변확대를 체감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세일 색소폰나라 대표는 “색소폰나라는 온라인 동호회지만 오프라인에서의 정기모임이 모태가 됐다”며“지역별로 활성화되다 보니 이제는 회원들의 정확한 숫자를 집계할 수 없을 정도가 되고 말았다”고 밝혔다.
박대표는 “조직이 커지다 보니 이제는 연 1~2회 전체 모임을 갖는 정도”라며 “전체 모임은 1년에 한 두 차례로 봄에는 야외에서, 연말에는 호텔이나 공연장을 빌리는데 200명 정도가 모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열기에 힘 입어 ‘월간 색소폰’이라는 잡지도 지난 2월 창간됐다.
임병철 월간 색소폰 편집장은 “잡지 발행은 수익사업이 아니라 동호인들이 정보를 얻기가 너무 어려워 정보 공유 차원에서 시작한 것”이라며 “동호인들이 자신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십시일반 힘을 보태 발행하고 있지만 인지도는 아직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50대 동호인이 가장 많아
색소폰을 즐기는 연령층은 다양하지만 50대의 참여가 가장 활발한 편이다. 최근 색소폰나라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0대가 34.9%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31.4%, 30대가 16.2%로 그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이들 올드 보이들의 색소폰 열기가 뜨거운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박세경 재즈노트 대표는 “국민 소득이 높아지면서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는 마당에 은퇴 시기까지 빨라져 문화 활동에 관심을 갖는 장년층의 인구가 늘고 있는 것이 한 이유”라며 “색소폰이 다른 악기들에 비해 비교적 입문이 쉽기 때문에 이 들 연령층이 어울리며 즐길 수 있는 도구로 선호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재동에서 색소폰 카페 ‘애드립’을 운영하는 최여경(58)씨가 바로 그런 경우다. 건설업을 하는 최씨는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악보를 읽지 못하는 생초보였지만 이제는 웬만한 곡쯤 어려움 없이 연주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최씨는 “색소폰 소리에 빠져들며 매일 연습을 하다 보니 이제 악보 읽는 것 정도는 문제가 없다”며“매일 색소폰을 불다 보니 연습공간이 마땅치 않아 아예 카페를 하나 매입해서 연습실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드립에서 만난 송명규씨도 “아직 입문 4개월 밖에 안돼 음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며“하지만 소리의 매력에 끌려 불나방이 불로 뛰어들 듯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색소폰 마니아들 중에는 학창시절 경험을 살려 다시 악기를 잡는 경우도 많다.
이우영(62)씨는 고등학교 시절 밴드반 활동을 하다가 노후 취미로 다시 시작했다. 이씨는 “40년 만에 색소폰을 다시 잡았을 때 옛집을 다시 찾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중년의 남자들이 두려움 없이 시작하는 색소폰은 쉬운 악기일까.
이 같은 기자의 의문에 대한 전문가들의 답변은 ‘아니올시다’였다.
박세경 대표는 “색소폰은 처음에 소리 내기는 쉽지만 배울수록 어려워진다고 보면 된다”며“매력적인 소리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세일 색소폰나라 대표도 “두 달만 불면 ‘고향의 봄’ 정도는 불 수 있지만 연주 경력에 따라 완성도의 차이는 날 수 밖에 없다”며“6개월 정도는 연습을 해야 간단한 연주를 할 수 있는데, 박자 감각만 있으면 음치도 연주할 수 있는 악기”라고 말했다.
■색소폰 고르는 법
그렇다면 초보자가 입문을 하려면 어떤 색소폰을 선택해야할까.
다른 악기들과 달리 색소폰은 베이스, 바리톤, 테너, 알토, 소프라노, 소프라니노 등 음역별 라인업이 다양하다.
하지만 입문자들은 대부분 알토부터 시작한다. 1년 반 정도 지나면 테너로 바꾸고, 다시 테너가 익숙해지면 소프라노 색소폰으로 옮겨 가는게 보통이다. 소프라노를 제일 나중에 접하게 되는 이유는 음역이 높은 만큼 음정 잡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가격도 20만원 짜리 중국산부터 1,500만원대의 ‘셀마’까지 다양한데 대체로 저역대가 비싼 편이다. 한 때 색소폰 가격이 비싼 적도 있었지만 중국제가 수입이 되면서 100만원 정도는 줘야 살 수 있던 품질의 색소폰이 40만원 정도로 떨어졌다.
중고 색소폰의 경우 같은 제품이라도 숍 마다 가격이 다른 경우가 많다. 실제로 ‘야마하875’의 경우 400만원을 부르는 곳이 있는가 하면 300만원에 판매하는 곳도 있어 일단 인터넷으로 가격 검색을 한 다음 전문가와 같이 가서 흥정을 하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색소폰을 고를 때는 ▦도금이 안 벗겨졌는지 ▦댐퍼(버튼) 상태가 좋은 지 ▦키를 눌러봐서 스프링 장력이 고르고 적정한지 ▦안쪽의 칠 상태가 좋은지 ▦운지할 때 손가락 위치가 적당한지를 체크해야 한다.
색소폰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마우스피스인데 초보자는 10만원대의 셀마 ‘메이어’(meyer)정도를 쓰면 무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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