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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이후 23일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거취에 대해 정부는 김 위원장이 가족력인 통풍을 앓으며 두 다리를 절뚝이는 등 건강이 악화됐을 가능성이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는 유럽의료진이 김 위원장 치료를 위해 북한에 들어간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26일 "김정은이 18일 청년동맹 초급 일꾼대회에 서한을 발송하는 등 업무를 하고 있다"며 "체제 안정성이 어느 정도 확보됐다는 바탕 위에서 경중을 가려 덜 중요한 회의는 안 나가도 된다고 판단한 결과가 반영되지 않았나 한다"고 추정했다. 김 위원장은 3일 모란봉 악단 공연 관람 후 외부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으며 25일 열린 13기 최고인민회의 2차회의에도 불참했다. 그는 이날 역시 대외 활동에 나선 정황이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와 국회에선 김 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불참을 두고 이제는 부친인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처럼 최고인민회의에 한 번씩 걸러 참석했던 전례를 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의 행적이 묘연한 상황이 장기화하자 그를 둘러싼 건강이상설은 증폭되고 있다. 정부 당국은 최근 양쪽 다리를 절뚝이는 모습이 TV 화면에 노출되기도 한 김정은의 다리를 치료하기 위해 스위스 등 유럽의료진이 북한에 들어간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고지혈증과 비만·당뇨·고혈압 등을 동반한 통풍으로 고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통풍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앓은 바 있는 가족력인 것으로 전해졌다. 키가 170∼172㎝로 알려진 김 위원장은 올해 들어 확연히 체중이 더 늘어나는 모습이 TV와 사진 등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신변에 대해 "북측에서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발표하지 않아 우리가 확인해 줄 수 있는 사항은 없다"면서 "건강 이상설 등을 포함해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 당국자는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통한 북한의 인사 변동과 관련해 "리병철 항공·반항공사령관이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추가돼 향후 그의 역할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남성의 군 복무기간을 1년 연장하고 여성도 의무복무 대상으로 했다는 첩보에 대해서는 "확인은 안 되지만 2008년 북한 인구에 대한 발표가 있었는데 군에 입대할 젊은 층 인구가 줄어가고 있어 그것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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