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지검장의 음란행위를 수사한 제주지방경찰청은 2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폐쇄회로(CC)TV 속 음란행위를 한 인물이 김 전 지검장과 동일인이라는 결과를 21일 오후7시께 통보받았다"며 "범죄 혐의가 인정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찍힌 8개의 CCTV와 오라지구대, 제주 동부경찰서 유치장의 CCTV 등 총 10개의 CCTV 화면을 국과수에 분석을 의뢰해 이 같은 결과를 받았다.
현장 CCTV에는 김 전 지검장이 12일 오후11시32분께부터 약 20분간 제주시 중앙로 왕복 7차선 도로변에서 5회에 걸쳐 음란행위를 하는 모습이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음란행위를 한 곳은 인근 여자고등학교로부터 100~200m 위치에 있다.
이 밖에도 경찰은 국과수 CCTV 분석결과 영상의 남성과 김 전 지검장의 소지품·얼굴형·신체·걸음걸이 등 특징이 비슷하고 같은 동선에서 다른 인물이 관찰되지 않는 점 등으로 봐 동일 인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전 지검장도 혐의를 인정했다. 김 전 지검장은 이날 오후2시께 법률대리인인 문성윤 변호사를 통해 "경찰 수사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사법절차를 성실히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본인의 정신적 문제에 대해서도 전문가와 상의해 적극적으로 치유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변호사에 따르면 김 전 지검장은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으며 제주를 벗어나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김 전 지검장은 지난 13일 오전1시께 제주시 중앙로에 있는 음식점을 지나다 '한 남성이 바지 지퍼를 내리는 등 음란행위를 하고 있다'는 여고생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당초 그는 경찰 조사에서 동생의 이름과 주민번호를 대며 신분을 숨기고 관련 혐의를 부인하며 "관사 근처에서 산책했을 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한 바 있다.
한편 이날 법무부는 김 전 지검장의 사직으로 공석이 된 제주지검장 직무대리에 박정식(53·사법연수원 20기) 부산고검 차장검사를 발령했다. 박 검사장은 25일부터 직무를 대리한다. 그는 대구 출신으로 대검 중수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서울중앙지검 3차장 등 특별수사 분야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