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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 60년] <3> 사막에서 꽃피운 한국건설

전쟁 화염속 '中東신화' 첫 장 썼다<br>대림, 공습받고도 이란 캉간 가스정유공장 완공<br>현대 사우디 주베일항 수주액, 국가예산 4분1 규모<br>동아건설 리비아 대수로공사 따내자 지구촌 경악<br>세계최고층 '버즈 두바이' 등 제2중동 붐으로 이어져

국내건설업체들이 만든‘중동신화’의 대표적인 예들. 위에서부터 사우디 주베일산업항, 리비아 대수로공사 시공 현장, 이란 사우스파 가스처리 시설. 마지막은 현재 시공중인 아랍에미레이트의 버즈 두바이.

[한국건설 60년] 사막에서 꽃피운 한국건설 전쟁 화염속 '中東신화' 첫 장 썼다대림, 공습받고도 이란 캉간 가스정유공장 완공현대 사우디 주베일항 수주액, 국가예산 4분1 규모동아건설 리비아 대수로공사 따내자 지구촌 경악세계최고층 '버즈 두바이' 등 제2중동 붐으로 이어져 김창익 기자 window@sed.co.kr 관련기사 • 해방에서 한강의 기적까지 • 故정주영 회장, '불도저' 건설60년 영욕 함께 • 한반도지도를 바꾼 국토개발계획 • 소양강댐·포항제철… SOC·건축 역작 즐비 • 사막에서 꽃피운 한국건설 • 중동진출, 이렇게 달라졌다 국내건설업체들이 만든‘중동신화’의 대표적인 예들. 위에서부터 사우디 주베일산업항, 리비아 대수로공사 시공 현장, 이란 사우스파 가스처리 시설. 마지막은 현재 시공중인 아랍에미레이트의 버즈 두바이. 이란ㆍ이라크 전쟁 막바지였던 지난 88년 6월 30일. 대림산업이 시공중인 이란의 캉간 가스정유공장에 이라크 공군이 공습, 당시 현장 근로자 13명이 죽고, 5명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청와대와 국회 등 정치권은 물론 언론까지 공사 중단을 요구했지만 대림은 공사를 끝내기로 결정한다. 폭격직후 국내로 철수했던 대림산업 직원들도 “설마 한번 폭격한 곳을 다시 공격하겠느냐”며 경영진의 뜻에 순순히 따라 주었다. 대림은 결국 공사 시작 6년 만인 90년 8월 가스정유공장을 완공했다. 전쟁의 화염속에서도 캉간에서의 공사를 성공적으로 끝낸 대림은 그 이후 샤히드라자히 화력발전소 공사, 이란 최대의 카룬 댐 등 이란 내 주요 공사를 연이어 따낸다. 나종원 대림산업 상무는 “그 사건을 계기로 이란의 발주처는 대림을 ‘피를 나눈 형제’라고까지 칭송했다”며“국내 건설사들이 현재 중동지역에서 활발한 수주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은 70~80년대 앞서 나간 기업들이 쌓아 올린 기록들의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진출은 지난 70년대 초반부터다. 73년 제4차 중동전쟁으로 유가가 배럴당 3달러에서 12달러로 급등하면서 오일달러가 풍부해진 중동에 건설붐이 일었던 것. 반면 당시 국내에선 석유파동으로 불경기가 심화돼 실업문제가 심각했고, 73년 미군이 베트남에서 철수하면서 당시 최대 해외시장이었던 베트남 특수가 사라지게 돼 새로운 개척지로 중동이 부상한 것이다. 중동 진출의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은 대림산업이었다. 대림산업은 73년 사우디아라비아에 지사를 개설하고 이듬해인 74년 라스타누라정유공장의 착공을 시작으로 중동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그 뒤 대우그룹 등이 중소건설업체의 인수를 통해 중동행에 동참하게 된다. 나 상무의 말처럼 이 때부터 열사의 사막을 개척하기 시작한 국내 업체들은 수많은 기록들을 세워가며 이른바 중동신화를 창출한다. 그 신화의 중심에는 해외진출을 이끌었던 현대건설이 있다. 75년 바레인 아랍 수리조선 건설로 중동에 첫발을 내디딘 현대건설은 그 이듬해인 76년 ‘20세기 대역사’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주베일산업항 공사를 수주, 세계 건설업계의 뉴스꺼리가 됐다. 수주금액은 9억3,000만달러로 당시 우리나라 1년 예산의 4분에 1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였다. 현대건설의 안승규 부사장은 “외환고로 시달리던 당시 9억달러를 웃도는 수주금액은 가뭄에 단비와 같은 것이었다”며 “박정희 대통령이 당시 들어온 달러를 보고 좋아서 시바스리갈 위스키를 단숨에 들이켰다는 일화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90년대 들어 이란 사우스파 지역에서 당시 최대 규모인 총 26억달러 규모의 가스처리시설을 수주한 현대건설은 단일 플랜트공사로서는 최단 기간인 35개월만에 준공해 다시 한번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에 앞서 동아건설은 단일공사 중 역대 최대 규모인 리비아 대수로공사를 따내면서 세계 를 긴장시켰다. 83년 11월 수주한 이 공사의 금액은 103억달러였다. 세계를 놀라게 한 이 같은 대형 사건은 제2차 중동러시를 타고 진출하는 업체들에게로 이어지고 있다. 완공될 경우 세계 최고층(160층, 700m이상) 건물이 될 ‘버즈 두바이(두바이 타워)’를 건설 중인 삼성건설은 2009년 1월까지의 빡빡한 공기를 맞추기 위해 첨단기술과 인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두바이 현지 책임자인 정창길 상무는 “초고층 빌딩은 위로 올라갈수록 한 층을 올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늘어나는 특징이 있다”며 “공기에 맞추기 위해 1일 3교대 철야근무와 자동거푸집 등의 첨단기술을 적용, 2~3일에 한층씩 착착 올라가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와 관련, 최근 ‘중동에서 지낸 세월을 수주로 보답 받다(South Korea's Years in Mideast Pay Off With Orders)’란 제호의 기사에서 “한국의 건설업체들이 지난 수십년간 중동의 건설현장을 누빈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이 지역 건설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실제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6월 21일 현재까지 한국 건설사들의 중동에서 따낸 수주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가 넘는 75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중동진출 첫해인 지난 73년 수주규모(2,500만달러)의 300배에 달하는 액수다. 그 동안 중동지역에서의 누적 수주실적은 해외 시장 전체의 58%에 달한다. 해외 시장이 훨씬 다변화된 지금도 중동시장의 비중은 전체 해외시장의 60%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진출기업 수도 10개 안팎이었던 게 올해는 91개 기업으로 늘었다. 대형건설사는 물론 중견건설사들까지 중동시장 개척에 동참하게 된 것이다. 입력시간 : 2007/06/2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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