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광고그룹 WPP는 최근 주목할 만한 브랜드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브랜드 가치 조사업체 밀워드브라운에 의뢰해 전세계 100대 브랜드 가치를 조사한 결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텅쉰의 브랜드 가치가 세계 최대 SNS 업체인 미국 페이스북을 앞질렀다는 것이다.
텅쉰의 브랜드 가치 순위는 지난해보다 16계단이나 뛰어올라 21위를 차지했다. 반면 페이스북은 지난해보다 브랜드 가치가 36% 떨어져 31위에 머물렀다. 텅쉰 브랜드 가치 상승의 일등공신인 모바일메신저 '위챗(Wechat)'은 중국인 가입자가 3억명에 달할 정도로 국민 메신저로 사랑을 받고 있다. 위챗은 외국인들에게도 인기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일일 외국인 사용자가 5,000만명을 넘어섰다. 위챗의 성공은 텅쉰의 또 다른 사업 아이템인 온라인게임ㆍ동영상에도 영향을 미치며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이처럼 중국 기업의 브랜드 가치가 급성장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 공략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실정이다. 이번 조사에서 모두 12개 중국 기업이 100대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지만 공상은행ㆍ페트로차이나ㆍ차이나모바일 등 국유기업이 대다수였다. 민영기업으로는 텅쉰과 인터넷 검색 업체인 바이두, 전통주 업체인 마오타이 등 3개에 불과했다.
텅쉰의 성공도 페이스북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는 중국 내 인터넷 환경 때문에 중국인들이 위챗으로 몰리며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의 통제가 만든 브랜드 파워인 셈이다.
민영기업으로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포함된 바이두와 마오타이 역시 지난해보다 브랜드 순위가 각각 8계단, 4계단이 떨어졌다. 밀워드브라운의 중국 담당 부사장인 왕싱은 "바이두의 모바일 검색엔진의 전략이 명확하지 않고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마오타이는 지난 1년 동안 가격 하락과 식품안전 문제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브랜드 순위에서는 69위에서 73위로 미끄러졌다.
이에 대해 왕 부사장은 "중국 기업은 막대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본토시장에만 의존하고 있어 글로벌화와 브랜드 영향력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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