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버스노동조합은 1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1만6,379명의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총파업 찬반투표를 한 결과 투표 참가자 1만5,482명 중 91.4%(1만4,974명)가 찬성해 18일 새벽 4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기사들이 파업에 나서는 것은 버스노조와 67개 버스회사로 구성된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간 임금교섭이 틀어졌기 때문이다. 노조는 물가상승 등을 이유로 임금 9.5%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운송사업자는 경영상황을 고려할 때 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팽팽한 대립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파업이 현실화되면 서울 시내버스(마을ㆍ광역버스 제외)가 일제히 멈춰서는 첫 사례로 기록될 예정이다. 과거 버스 회사별로 소규모 파업만 일부 있었을 뿐이며 2004년 7월 서울에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도입된 이후에는 단 한 번도 파업이 발생하지 않았다.
노조의 파업 가결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 번의 기회는 더 남아있다. 오는 16일까지 제시되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안을 양측이 받아들이는 경우다. 파업에 돌입할 경우 노사 양측 모두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은 조정안 수용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노측은 ‘무노동 무임금’원칙에 따라 파업 시 임금을 못 받고 사측은 버스 운행 중단으로 서울시 지원금이 끊겨 수익성에 타격을 입는다.
그러나 노사 양측의 입장차이가 큰 데다 노동위 조정은 한쪽만 거부해도 결렬되는 만큼 실제 파업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16일 임금협상 최종 조정이 타결되도록 노사 양측 설득을 하겠다”며 “실제 파업에 이를 경우를 대비해 지하철ㆍ마을버스 확대 운영, 출근ㆍ등교 시간 조정 등 대책을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시에 따르면 서울 시내버스 기사들의 평균 연봉은 4,000만원 가량이다. 반면 노조측은 연장 근로수당 등을 제외할 경우 실제 연봉은 3,100만원에 그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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