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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김정은 만나겠다"

외교·안보·통일 컨트롤타워 '국가안보실' 구축<br>남북교류 협력사무소 서울·평양에 설치할 것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5일 서울 여의도동 당사에서 외교안보통일 분야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안보 강화'를 내세운 외교안보통일 정책을 5일 발표했다. 먼저 안보를 튼튼히 한 뒤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통해 평화를 안착시킨다는 구상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 (NLL) 포기 발언' 의혹 등이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안보를 챙기는 모습으로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와의 차별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안보 강화'를 통해 전통적 지지층을 강화시키는 한편 북한과의 협력 의지를 드러내며 중도층의 표심도 자극한다는 전략이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교안보통일에 관한 3대 기조와 7대 정책과제를 발표하면서 안보를 1순위로 꼽았다.

그는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 받고 주권이 훼손되는 상황에서는 새로운 한반도를 만들 수 없다"며 외교안보통일 컨트롤타워인 '국가안보실'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현 정부 들어)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약화됐다고 하는데 안보 위기에서 관련 부처 간 입장 차가 노출되지 않았느냐"며 "일관되고 효율성 있는 위기관리를 위해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에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NSC와 새로 도입될 국가안보실 간의 차이가 모호하다는 지적에 대해 윤병세 외교통일추진단장은 "(NSC는) 활용도가 떨어진다. 지난 4년 반 사이에 100회도 안 열렸다"며 "(국가안보실을) 통합적, 효율적인 체제로 만들겠다"고 답했다.

북핵 문제 대해서도 먼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무력화할 수 있는 억지력을 강화한 뒤 남북 간 실질적 협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한미중 3자전략대화' 등 다각적 협상 방침을 밝혔다.



박 후보는 '선(先)안보'가 충족된 후에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한 '남북관계 정상화'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남북교류협력사무소'를 서울과 평양에 각각 설치하겠다고 제시했다.

특히 그는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다양한 대화 채널이 열려 있어야 한다"며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라면 북한의 지도자와도 만나겠다"고 말했다. '북한의 지도자'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박 후보는 기자회견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김정은 제1위원장과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까 저기…"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윤 단장은 "박 후보는 이벤트를 위한 정상회담에는 관심이 없고, 시간과 장소는 가리지 않고, 포맷(형식)에도 구애 받지 않고 (김정은 제1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뢰 프로세스가 구축되면 남북 간 경제공동체 건설을 위한 '비전 코리아 프로젝트'를 가동하겠다는 구상이다.

박 후보는 "북한의 경제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전력ㆍ교통ㆍ통신 등 인프라 확충과 주요 국제금융기구 가입 및 국제 투자 유치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북아 평화 구축을 위해서는 유럽의 '헬싱키 프로세스'에 해당하는 '서울 프로세스'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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