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보회사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이 경영권을 인수하거나 지분을 매입해 미국 기업에 투자한 금액은 107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09~2011년의 투자액을 합친 것보다 많다.
이에 대해 WSJ는 중국 기업들이 비교적 작은 기업이나 50% 미만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미국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정부가 중국 기업의 국가 기간산업 인수합병(M&A)을 저지할 것으로 보고 5억달러 이하로만 투자하거나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우회로를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완다그룹이 대형 영화관 체인 AMC엔터테인먼트를 7억달러에 인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법률회사 존스데이의 M&A 책임 파트너인 로버트 프로퓨섹은 "북미시장이 안정적이고 천연가스가 풍부한데다 달러화까지 약세를 보이면서 중국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K)가 12일(현지시간) 캐나다 석유회사인 넥센을 151억달러에 인수하는 안을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서 승인하며 중국 기업의 북미 기업 인수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M&A는 중국의 해외 기업인수 사례 중 가장 큰 규모다. 넥센은 캐나다 기업이지만 미국 멕시코만에 자산이 있어 미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미국 법률회사 브라이스웰&길라니의 수석 법률고문인 조슈아 자이브는 "이번 인수는 중국 기업의 미국 투자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기업들은 그동안 CFIUS의 승인거부를 우려해 대형 M&A에 뛰어들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중국 완샹그룹이 미국 리튬이온배터리 생산업체인 A123시스템을 인수하는 방안을 CFIUS가 승인한 것도 중국 기업의 미국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증거라고 WSJ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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