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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기업 야금야금 사냥

작년 107억 달러… 소규모 지분 매입 등 대폭 늘어

중국 기업들이 국가안보나 핵심기술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장애물을 피하면서 미국 기업인수 규모를 대폭 늘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금융정보회사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이 경영권을 인수하거나 지분을 매입해 미국 기업에 투자한 금액은 107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09~2011년의 투자액을 합친 것보다 많다.

이에 대해 WSJ는 중국 기업들이 비교적 작은 기업이나 50% 미만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미국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정부가 중국 기업의 국가 기간산업 인수합병(M&A)을 저지할 것으로 보고 5억달러 이하로만 투자하거나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우회로를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완다그룹이 대형 영화관 체인 AMC엔터테인먼트를 7억달러에 인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법률회사 존스데이의 M&A 책임 파트너인 로버트 프로퓨섹은 "북미시장이 안정적이고 천연가스가 풍부한데다 달러화까지 약세를 보이면서 중국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K)가 12일(현지시간) 캐나다 석유회사인 넥센을 151억달러에 인수하는 안을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서 승인하며 중국 기업의 북미 기업 인수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M&A는 중국의 해외 기업인수 사례 중 가장 큰 규모다. 넥센은 캐나다 기업이지만 미국 멕시코만에 자산이 있어 미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미국 법률회사 브라이스웰&길라니의 수석 법률고문인 조슈아 자이브는 "이번 인수는 중국 기업의 미국 투자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기업들은 그동안 CFIUS의 승인거부를 우려해 대형 M&A에 뛰어들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중국 완샹그룹이 미국 리튬이온배터리 생산업체인 A123시스템을 인수하는 방안을 CFIUS가 승인한 것도 중국 기업의 미국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증거라고 WSJ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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