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영광원전 과장 이모(44)씨와 고리원전 차장 문모(53)씨는 납품업체에 편의를 제공하고 각각 2,300만원과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고리원전 팀장 허모(55)씨는 납품업체 2곳으로부터 모두 1억1,500만원을 받았으며 월성원전 정모(55)씨는 영광원전에서 근무할 당시 납품업체로부터 1억8,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원전업계 브로커로 알려진 윤모(56)씨는 납품업체에서 로비자금 명목으로 6억9,7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윤씨는 한수원 폐변압기 구매나 공사 수주를 해주겠다고 속여 주변인으로부터 4억8,000만원을 편취하고 은행권의 인맥을 앞세워 금융알선 대가로 4억2,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한수원 직원들은 업체를 추천해 설비ㆍ부품을 개발하게 한 후 이를 개발 선정품으로 지정, 다년간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는 '현장기술개발과제' 제도를 악용해 특정업체를 밀어주는 수단으로 사용했다.
검찰은 한수원 고위간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한수원 고위급 임원이 관여돼 있는지는 확인해줄 수 없다"며 "단서가 있으면 끝까지 추적해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울산지역의 한 은행 주차장에서 거액의 현금을 음료수 박스에 담아 포장하는 것을 목격한 시민의 제보를 받아 원전납품 비리 사건을 수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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