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이 현지 미디어 기업의 지분을 인수, 중동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미디어 그룹인 로타나의 지분 9.09%를 7,000만달러(약 808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머독은 뉴스코프의 회장이다. 이번 인수계약은 지금까지 뉴스코프의 중동시장 투자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서 뉴스코프는 18개월 내에 로타나의 지분을 18.18%까지 추가 매입할 수 있는 옵션도 갖게 됐다. 로타나는 사우디 국왕의 조카인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소유한 회사로 중동 지역에 여러 개의 방송채널을 갖고 있으며 온라인 뮤직비디오와 음원 도서관 제공 서비스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하고 있다. 알왈리드 왕자는 지난해 전세계 22번째 부자로 선정된 사우디의 대표적인 부호이다. 제임스 머독 뉴스코프 유럽ㆍ아시아 부문 회장은 성명에서 "로타나는 중동 미디어 시장의 선두주자로서 함께 사업하기를 손꼽아왔다"며 "이번 지분참여로 젊은 인구가 많고 조만간 기존 선진국의 성장세를 능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동 지역에서 입지를 강화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FT는 "중동 지역은 광고시장도 성장하고 있어 자국시장의 정체를 맞고 있는 미국과 유럽의 미디어 그룹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인수는 또한 뉴스코프의 대주주인 알왈리드 왕자와 머독의 관계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왈리드 왕자는 뉴스코프의 '클래스 B' 지분 7%를 보유하고 있어 머독의 가족을 제외한 최대 주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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