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이 됐다. 지난해 최대 호황을 보인 자동차업계가 지난 1월부터 매서운 한파를 맞으며 판매 실적이 급감했다. 특히 내수시장에서 소비가 위축되면서 전월 대비 20% 이상 판매가 줄었고 이 같은 하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됐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내수 판매 실적은 9만6,448대. 10만대도 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13만대에 육박했던 월별 판매량은 업계가 연말 판촉전을 펼쳐 반등한 요인도 있지만 지난달 실적은 추락에 가깝다. 자동차업계는 "설 연휴에 따른 근무일수 감소의 영향으로 판매가 줄었다"고 입을 모았으나 내수 위축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줄곧 상승세를 보였던 해외 시장 판매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52만1,047대로 지난해 말 56만4,378대에 비해 7.7% 줄면서 완성차 5사의 국내외 전체판매량은 68만7,875대로 전년 동월 대비 10.2%나 감소했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차는 국내에서 4만5,189대, 해외에서 27만6,571대 등 32만1,757대를 팔았다. 전달에 비해 13.3% 줄었고 내수는 주력 모델인 아반떼와 그랜저ㆍ쏘나타의 판매량이 떨어진 영향이 커 22.8%나 감소했다.
기아차는 국내 판매 3만4,210대, 수출 17만6,824대 등 총 판매 21만1,034대를 기록했다. 역시 국내에서 전월 대비 24.1%나 급감한 타격이 컸다. 박스형 경차 레이의 인기가 이어졌지만 동급의 모닝 판매량을 잠식해 수치가 줄었다.
한국GM도 지난해 12월(수출 5만4,567대, 내수 1만3,614대)과 지난달의 수출물량은 5만4,001대로 비슷했지만 국내에서 8,041대를 파는 데 그쳐 감소 폭이 -40.9%에 달했다. 르노삼성과 쌍용차 또한 내수 판매는 전달에 비해 각각 29.7%, 19.9% 감소했지만 수출 물량이 늘어나 전체 판매 실적 감소를 10% 이하로 줄였다.
자동차공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로 1ㆍ4분기까지는 내수 판매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측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