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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2개국(G2) 간 사이버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급기야 리커창(왼쪽) 중국 총리와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이 면전에서 설전을 벌이는 사태가 벌어졌다.
먼저 비판의 날을 세운 이는 루 장관이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루 장관이 19~20일 방중하면서 시진핑 국가주석, 리 총리 등 중국 정부 고위관료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킹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20일 리 총리와의 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이버테러는 미국의 경제적 이익에 매우 중대한 위협"이라며 이를 인정했다.
시 주석 취임 이후 양국 간 첫 고위급 접촉에서 예민한 사안이 정면으로 거론되자 리 총리도 발끈했다. 리 총리는 "중국 정부도 사이버테러의 피해자"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하지만 루 장관은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기관들이 기업 기밀정보를 빼내려는 목적의 해킹에 연루됐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이 동등한 처지는 아니다"라고 맞받아쳤다. 사실상 미국 주요 기관에 대한 중국발 사이버테러의 배후로 중국 정부를 지목한 셈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사이버테러를 둘러싼 양국 간 외교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로서는 이번 회담이 미국 기업들이 직면한 해킹 사건에 중국 정부가 연관돼 있다는 우려를 전달할 좋은 기회였을 것"이라며 "사이버 안전 문제가 양국 간 이슈로 떠올랐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평가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지난주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시 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문제를 언급했다.
양측은 이외에도 북한 핵실험 문제와 중국의 경제개혁 정책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위안화 가치에 대한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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