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다시 골프화 끈을 조였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은퇴 전 메이저 4개 대회 제패)을 달성했으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인 첫 트리플 크라운을 거머쥘 차례다.
박인비는 19일 현재 올해의 선수 포인트(235점)와 상금랭킹(219만달러), 최소타수(69.39타)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6월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3연패에 성공, 상금과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 모두 리디아 고(뉴질랜드)를 밀어내고 1위로 올라선 뒤 내려갈 줄을 모르고 있다. 올해의 선수 2위 리디아 고와의 격차는 100점이 넘고 상금에서도 2위 리디아 고에 83만달러 차로 앞서 있다. 평균타수 역시 리디아 고와 0.3타 차 이상 벌어져 있다.
20일 밤(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GC(파72·6,656야드)에서 개막하는 캐나다 여자오픈을 시작으로 박인비는 3관왕 굳히기에 돌입한다. 이달 3일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작성한 뒤 약 2주 만의 출격. 국내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투어로 돌아간 박인비는 시즌 5승에 도전한다. 캐나다 여자오픈은 박인비가 그동안 아홉 번 출전했지만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대회라 더 욕심을 낼 만하다. 지난해는 3위, 2012년에는 준우승했다.
올 시즌 LPGA 투어는 21개 대회를 마쳤고 이번주 포함 10개 대회를 남기고 있다. 박인비는 1승만 더 보태면 3관왕을 사실상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로 3관왕을 차지한 한국 선수는 한 명도 없다. 박인비는 2013년 최소타수상, 2012년에는 올해의선수상을 놓쳐 아깝게 3관왕에 오르지 못했다. 아시아에서는 청야니(대만)가 2011년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이번주는 박인비 외에 루키 장하나(23·비씨카드)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주 캠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공동 2위를 하는 등 한 달 새 4개 대회에서 준우승만 두 번 하며 첫 승에 다가가고 있다.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2위에 8타 차 압승을 거둬 화제가 된 17세 천재소녀 브룩 헨더슨(캐나다)도 출전한다. 헨더슨은 19일 LPGA 투어 정식멤버 승인도 받았다. 그는 "이번 주 홈팬들 앞에서 우승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2012년 이 대회에서 LPGA 투어 최연소(15세) 우승기록을 쓴 세계 2위 리디아 고는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시즌 2승이 있는 리디아 고는 지난달 2개 대회 연속 공동 3위를 했지만 지난주에는 공동 46위로 미끄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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