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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주둔 영국군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남부 바스라 지역의 지휘권을 미군에 인계했다고 1일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이번 지휘권 인계는 오는 7월로 예정된 완전 철수의 1단계 조치다. 영국군은 단계적 철수작업에 들어가며 5월 말 전투작전을 중단한다. 바스라에는 영국군을 대체해 미국군 4,000명이 단계적으로 배치된다. 영국군의 앤디 새먼 소장은 바스라 외곽 공군기지에서 열린 지휘권 인계 행사에서 "어려운 시기도 겪었지만 이라크에 대해 상당히 낙관적인 관점에서 장래를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 사령관 레이 오디어노 대장은 "영국군이 바스라에서 얻은 성과는 더할 나위 없이 빛나는 것"이라고 치하했다. 영국은 지난 2003년 미국과 함께 이라크 침공을 주도했으며 이후 바스라에 주둔해왔다. 2003년 3ㆍ4월 영국은 이라크에 4만6,000명의 병력을 파견하기도 했으며 현재 남은 병력은 4,100명이다. 그 동안 희생된 영국군은 179명이다. 이번 철수는 지난 2월 실시된 이라크 지방선거가 성공적으로 치러지는 등 이라크 치안이 안정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면에는 금융 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 지출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이라크 주둔이 부담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영국군의 이라크 철수가 미국의 철군계획과 맞물려 진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이라크 철수를 공약으로 내걸었으며 2009 회계연도 예산안을 사상 최대의 적자예산으로 편성하면서 이라크 전비 축소를 불필요한 지출 감축 노력의 성과로 포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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