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을 꿈꾸는 난치병 소녀가 "가장 존경하는 외교관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고 싶다"는 아주 특별한 소원을 이뤘다. 폐포성 연부조직육종이라는 희귀암으로 투병 중인 권나영양(18·서울 금옥여고 휴학)은 최근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의 소개로 경기도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방한 중이던 반 총장을 만났다. 차분하고 얌전한 성격의 권양은 고교 2학년 역사시간에 구한 말의 암울했던 한국사를 배울 때 외교관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이후 장차 외교관이 돼 세계의 빈곤문제와 환경문제 개선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던 권양은 평소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외교관인 반 총장을 만나고 싶다는 소원을 올 봄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에 접수했다. 이에 메이크어위시재단은 유엔의 협조를 받아 반 총장의 방한 기간 중인 지난 10일에 권양이 치료를 받고 있는 국립암센터에서 두 사람의 특별한 만남을 주선했다. 반 총장은 부인인 유순택 여사와 황우진 메이크어위시재단 이사장, 이진수 국립암센터 원장 등과 함께 권양을 만났다. 반 총장은 "25년 전 장티푸스를 앓고 있을 때, 마음이 약해져 주변사람들의 말 한마디에도 신경이 많이 쓰였다"며 "용기 있는 사람만이 꿈을 이룰 수 있다. 암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병과 싸워 꼭 외교관의 꿈을 이루기를 바란다"고 권양을 격려했다. 시종일관 반 총장의 따뜻한 격려 속에서 이루어진 이날 행사에서 권양은 그간 정성껏 만든 종이공예 액자를 기념선물로 전달하고, 반 총장도 유엔의 로고가 새겨진 은으로 만든 보석함을 선물했다. 평생 잊지 못할 소원을 이룬 권양은 "너무 따뜻하게 대해 주시는 반 총장님을 만나 뵈니 병과 싸워 꼭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며 "나도 훌륭한 사람이 되어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은 전 세계 33개국에서 백혈병과 소아암, 희귀난치병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어린이들의 소원을 이루어주고 있는 세계 최대의 소원성취기관인 메이크어위시 재단의 한국 지부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난치병 어린이들을 위한 소원성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