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이상 조짐… 엄청난 위기 닥치나
글로벌 불황에 한국 수출 타격… 외환위기 때보다 침체 오래갈 것스티븐 로치, 금융연 강연
이상훈기자 shlee@sed.co.kr
이번 경기 침체의 그늘이 외환위기 당시보다 더 깊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글로벌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수출 주도의 한국 경제도 여파가 클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로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의 스티븐 로치(사진) 예일대 교수는 25일 금융연구원 주최로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강연을 통해 "한국 경제가 수출 지역과 주력상품의 다변화에 성공하면서 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지만 세계 경제의 침체가 길어지고 있어 수요가 줄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짚었다.
그는 "외환위기 때만 해도 수출에 기대 단시간에 성장세를 회복했지만 이번에는 그럴 수 없어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세계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는 연말 대선을 앞둔 미국의 반중국 감정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고용 부진이 계속되면서 미국 내에서 중국이 미국의 일자리를 뺏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연말 대선 정국에서 반중국 감정이 보호무역주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로치 교수는 "세계 경제위기의 근본원인은 무역 흑자국과 적자국 간 불균형 때문이며 이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면 위기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중국이 불균형 축소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중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지만 속도가 완만하고 재정과 통화 등의 경기수단도 충분해 경착륙은 없을 것"이라며 "내수진작을 통해 수출 중심의 외부지향을 내부지향 경제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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