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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발전용 유연탄 트레이딩 회사 설립을 추진한다. 연내 설립을 목표로 발전 자회사를 참여시키는 구조다. 세계 상위 10위권의 전력회사 가운데 프랑스 EDF, 독일 RWE, 이탈리아 Enel 등은 트레이딩 회사를 설립해 가격 변동성을 줄이고 유통 마진도 얻고 있다.
한국전력은 30일 유연탄 트레이딩 사업 진출을 위해 5개 발전 자회사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자회사는 설립될 트레이딩 회사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보내왔다.
한전 관계자는 "연내 설립이 목표"라며 "한전 발전 5사가 연간 구매하는 유연탄 양이 세계 유연탄 교역량의 10%에 이를 정도로 막대하기 때문에 일부 자회사만 참여해도 회사 설립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유연탄 트레이딩 회사 설립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연탄 트레이딩 전문회사가 설립되면 국제가격 변동에 고스란히 노출돼 전력요금 상승을 압박하는 고질병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 관계자는 "막대한 에너지를 수입하는데도 우리나라는 가격결정자(price-setter)가 아닌 가격수용자(price-taker)의 지위에 머물고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0년 이후 유연탄 가격의 변동성은 18~43%에 달했다. 반면 일본과 중국은 막대한 소비력을 무기로 가격결정자로서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원유·가스는 일본 JCC(Japan Crude Cocktail), 석탄은 일본 JPU(Japan Power Utility), 중국 CCI(China Coal Index) 등이 가격 결정을 이끌고 있다.
오는 2017년부터 연간 400만톤 이상 생산할 호주 바이롱 광산 개발도 유연탄 트레이딩 회사 설립을 추진하게 된 배경 가운데 하나다. 생산한 유연탄을 국내로 들여오거나 현지에서 좋은 가격에 팔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트레이딩 회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트레이딩 회사를 설립하면 유연탄 가격의 최대 5%에 이르는 유통 마진을 흡수할 수 있어 전기 생산원가를 낮춰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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