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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앞두고 서머스 사퇴] 언론까지 나서 2~3개월 사전 검증→의회 청문회후 임명

■미국 공직자 검증 시스템은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자진해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차기 의장 후보직을 고사한 것을 계기로 고위공직자에 대한 미국의 혹독한 검증 시스템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서머스는 의회 인사청문회 자리에 서보기도 전에 미국 특유의 사전 공개 검증작업에 손을 들고 말았다. 서머스 임명 의사를 거의 굳혔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언론ㆍ전문가ㆍ정치권 등이 합세한 전방위 공세에 밀려 자신의 뜻을 접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미국의 고위직 인사에 대한 검증 잣대는 매섭다.

벤 버냉키 현 의장의 임기는 내년 1월31일로 넉 달 이상 남았지만 서머스를 비롯한 차기 의장 후보군의 이름은 지난해 말부터 일찌감치 언론에 오르내렸다. 버냉키 의장이 이번 임기를 끝으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을 계기로 공개 검증을 위한 사전 후보 노출이 진행된 것이다.

첫 검증은 언론이 주도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의중이 서머스에게 기울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 본격적인 메스를 들이대기 시작했다.

일례로 지난 7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씨티그룹 등 대형 은행들의 컨설턴트로 재직했던 것을 놓고 "규제기관인 연준 수장 자리에 적합하지 않다"고 문제 삼은 것은 서머스에게 두고두고 짐이 됐다. 하버드대 총장 시절의 여성 비하 발언,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금융규제 완화에 앞장선 전력, 남의 의견을 잘 듣지 않는 독불장군식 태도 등 그의 공적 임무에 대한 모든 것이 검증 대상에 올랐다.



전문가들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지난주 조지프 스티글리츠 등 경제학자 350명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서머스는 안 된다"는 서한을 백악관에 보낸 게 대표적인 예다.

결정타는 정치권이 날렸다. 공화당이 일찌감치 반대 의사를 표명한 데 이어 민주당 소속 의원까지 전날 공개적인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서머스와 오바마 대통령 모두 백기를 들고 말았다.

이 같은 전방위 공개 검증 말고도 서머스는 지난 몇 달간 백악관이 총괄한 그물망식 검증도 받았다. 연방수사국(FBI), 국세청(IRS), 정부윤리실(OGE) 등이 모두 동원되는 백악관의 사전 검증절차는 조사항목만도 233개에 달해 본인은 물론 가족ㆍ친지 등 후보자 관련 신상 전부를 샅샅이 훑는 것으로 유명하다.

약 2~3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이 같은 사전 검증을 통과해야만 미국 대통령은 자신과 함께할 고위공직자를 지명한다. 이후 의회 인사청문회에서의 마지막 검증을 거쳐 '상원 은행위원회 승인→상원 표결'을 통과해야만 고위직에 오를 수 있다. 수전 라이스 전 유엔 대사도 유리알 검증을 통해 걸러진 대표적인 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 2기 국무장관으로 유력했지만 남편 재산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면서 스스로 물러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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