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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임야 이어 도심지 땅도 안팔린다

수도권, 충청권 주거·상업용지 매물 늘고 가격 약세<br>분양 침체, 기반시설부담금 등 사업성 악화 원인

지방 농지와 임야에 이어 도심지 땅값도 가격 거품이 빠지고 있다. 수도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의 땅 거래가 침체된 가운데 호가가 하락하고 있다. 일부 지역은 최근 6개월 새 10% 이상 가격이 떨어졌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 그동안 도심지 땅은 양도세 강화 등 정부의 대책에도 대체로 강세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 침체와 각종 건축 규제, 기반시설부담금 부과 등의 악재가겹치며 사업성을 보장할 수 없게 된 때문이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인천 서구 심곡동의 상업용지는 지난해 말 평당 1천500만원을 호가했지만 지금은 1천300만원으로 떨어졌으나 팔리지 않는다. 매수자들이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관망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 서구 연희동의 일반주거지역 땅값도 평당 260만-270만원으로 지난해 말(평당 300만원)보다 10% 이상 빠졌고, 남구 주안동에 근린생활시설을 지을 수 있는 일반주거지역도 지난해 말 평당 700만원에서 지금은 평당 550만원으로 내렸다. 인천 주안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분양시장 침체로 땅을 사 상가나 다세대, 빌라를 짓고 싶어도 미분양 걱정 때문에 개발업자들이 외면하고 있다"며 "이달부터는 비싼 기반시설부담금까지 내야 하니 토지주들의 걱정이 더 늘었다"고 말했다. 평택, 오산, 수원 등 수도권 남부지역의 도심지 땅도 시세보다 10%이상 싼 급매물이 나오지만 거래가 없다. 평택시 동삭동의 주택지는 지난해 말 평당 200만원을 호가했지만 지금은 150만원 선으로 하락했다. 인근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실수요자만 땅을 살수 있다 보니 매수자들이 자취를 감췄다"며 "주인들이 싸게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좀처럼 거래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춘천시 교동 주택지도 평당 150만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평당 50만원 정도 떨어졌다. 이 지역 김모 공인중개사는 "한동안 도심지 땅은 급매물을 찾기 힘들었는데 거래중단이 6개월 이상 지속되다보니 최근들어 눈에 띄게 늘었다"며 "반면 아파트 분양 성적이 신통치 않자 주택 사업부지를 찾아다니는 건설회사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 때 투자 붐이 일었던 충남 서산 등에서도 급매물이 제법 늘었다. 서산시 동문동 주거지역은 평당 90만원으로 지난해 말(평당 100만원)보다 10% 정도 내렸다. 이에 비해 서울 강남권 일대의 상업지 등은 아직 큰 변화가 없다. 사업부지를 찾는 시행사의 발길은 예전보다 뜸해졌지만 여전히 가격이 비싸고 매물도 귀하다. 송파구 잠실동 테마공인 이성원 사장은 "강남권 토지주들은 자금력이 있어 급하게 팔 사람이 없다보니 매물도 없고 가격도 강세"라며 "일부 개발회사들이 아파트나상가를 지을 땅을 구해달라고 요청을 하지만 마땅한 매물이 없어 연결해주지 못하고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달 12일부터 건축연면적 60평(200㎡) 초과 신축 건물에 대해 기반시설부담금이 부과됨에 따라 아파트와 상가의 수익성이 떨어져 매물로 나오는 땅들이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가114 분석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3종 일반주거지역에 연면적 1천20평짜리 상가를 지을 경우 23억800여만원의 기반시설부담금이 부과돼 예상 수익이 절반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동산연구소장은 "아파트나 상가시장이 침체될 경우 원재료시장인 토지시장도 수도권과 지방을 중심으로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실수요자라면 시장을 좀 더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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