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총장은 이날 통일준비위원회와 조선일보가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막식 연설을 통해 “제가 북에 전달하는 메시지는 유엔은 ‘북한의 유엔’이기도 하기 때문”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반 총장은 “우리는 지원의 손을 어느 때라도 (북측에) 전달할 수 있다. 신뢰구축과 관련한 중재 활동을 충분히 진행해 나갈 수 있고, 법치주의와 인권을 위해 노력할 수도 있고, 의미 있는 개혁을 이끌어 나가도록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저는 한반도 문제에 적극 관심을 갖고 노력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 이유는 전 세계 어디보다 더 많은 위험이 도사리는 지역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현재 활동들이 지속되면 앞으로 (역내) 군비경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그래서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더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반 총장은 1년 반 가량 남은 임기 동안 북한 문제에서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과거에도 “상황이 허용되면 북한 방문도 고려해보겠다”고 한 적이 있다. 부트로스 갈리 전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 이후 지난 20년간 북한을 찾은 유엔 사무총장은 없었다.
반 총장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기 위해 6자회담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되고 있다”면서 “당사국 정부 모두에 대화재개를 위한 모든 노력을 진행해 나가달라고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구축하기 위해 제가 사무총장으로서 모든 노력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면서 “양측(북한과 나머지 당사국들)이 최소한의 전제조건을 갖고 진심의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반 총장은 지난 3월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 등을 거론하며 “그런 합의내용과 마찬가지로 계속 이런 3자회담이 유지되고 활성화되길 기대한다”면서 “일본 지도자들에게도 미래지향적인 접근방식을 채택해달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과 과거사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의 적극적 태도변화를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