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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클릭] 북극의 꿈과 눈물


바다는 개척과 수탈이라는 역사의 양면성과 맥을 같이 한다. 바르톨로메우 디아스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항해는 희망봉과 신대륙을 발견했고 곧이어 서양의 동양과 아메리카 대륙 수탈로 이어졌다. 북극 역시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 동양과의 교역로와 식민지를 확보하려는 영국의 노력은 북극항로의 개척으로 연결됐고 로버트 피어리의 북극점 도달은 세계 열강의 개발 전쟁을 촉발시켰다.

△쓸모없는 얼음덩어리로 여겨졌던 북극이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효용성 때문이다. 중국과 우리나라가 수에즈 운하를 통해 유럽으로 갈 때는 2만㎞이상 가야 하지만 새로 생기는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거리로는 7,000㎞, 시간으로는 열흘이나 단축할 수 있다. 전세계가 그만큼 가까워진 셈이다. 풍부한 매장 자원은 북극의 가치를 더욱 높인다. 북극의 대륙붕에 전세계 원유 매장량의 25%, 천연가스는 45%나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니 각국이 전쟁을 방불케 하는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여기에 풍부한 어족자원까지 포함하면 그 가치는 이루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북극의 운명을 이렇게 바꿔놓은 것은 온난화다. 인간은 세계 곳곳의 공장과 자동차, 가정에서 이산화탄소를 쏟아내며 지구 온도를 최근 100년간 0.7℃ 올렸고 이로 인해 빙하는 바다로 변했다. 덕분에 예전에는 없었던 뱃길이 뚫렸고 자원개발 비용도 크게 줄었다. 하지만 높아진 해수면은 섬나라 국민들의 터전을 빼앗았고 기상이변과 생태계 혼란을 가져왔다. 앞으로 새 항로로 수많은 선박들이 이리저리 휘젓고 자원개발을 명목으로 바다를 뒤집고 다니면 북극의 동물들에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북극이사회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6개국을 정식 옵서버로 승인했다. 북극에 대한 발언권을 확보했으니 이제 우리도 각종 개발프로젝트에도 발을 들여놓을 터다. 자원이 부족한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긴 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삶의 터전을 수탈당한 바다표범과 북극곰이 흘릴 눈물의 양은 더 많아질 것이다. 이들에게 고난을 안겨준 인간들이 언제 똑같은 눈물을 흘리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송영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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