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등에서 독립을 선언한 뒤 정부 측과 충돌하고 있는 친러 반정부 측은 23일 러시아 방송 생중계를 통해 "우리 쪽에서 벌이는 모든 싸움을 중단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틀 전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중앙권력 분권화 △이원집정부제 개헌 △조기선거 시행 등이 담긴 평화안과 함께 임시휴전을 제의한 데 대한 화답이다.
이 같은 화해 기류는 정부 측 특사인 레오니트 쿠치마 전 대통령과 분리주의 세력 지도자가 23일 반군 점거지역인 도네스크주 청사에서 회동한 직후 급물살을 탔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미하일 주라보프 주우크라이나 러시아 대사는 "가장 가까운 미래에 반정부 측은 휴전과 항구적 평화 쟁취를 위한 대화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촉발된 우크라이나 사태 및 이의 연장선상에서 지난 두달여간 동부지역에서 계속돼온 유혈충돌 사태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번 임시휴전이 27일 오전10시에 만료되는 만큼 이번주에 진행될 양측 간 대화가 사태해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발맞춰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다시 분주해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3일 전화통화를 하며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를 나눴다. 두 정상 간 접촉은 6일 프랑스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 때 비공식적으로 만난 후 처음이다.
조시 어니스트 미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가 푸틴에게)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영향력을 발휘해줄 것을 촉구했다"며 "(반면) 사태완화를 위한 행동을 보이지 않으면 러시아는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반면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은 교전을 실제로 중단하고 양측(우크라이나 정부·분리주의 세력)이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주지시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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