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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하 개훔방)’을 배급한 리틀빅픽처스 엄용훈 대표가 흥행 참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사임했다.
엄 대표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개훔방’)영화를 제작한 부덕한 제작자로서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흥행 실패에 대해 고개를 숙이고 “이제 한국영화 배급사 리틀빅픽처스의 대표직에서 모든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개훔방’은 지난달 31일 개봉 이후 이달 13일까지 전국 87개 스크린에 걸렸지만 누적 관객 수는 예상을 크게 밑도는 22만명에 그쳤다.
그는 “영화 ‘카트’에 이어 ‘개훔방’의 흥행 실패는 오로지 저의 무능함이었음을 통감한다”며 “이제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부회장, 서울영상진흥위원회 부위원장 등 영화와 관련한 대외적인 역할을 수행하던 모든 직을 내려놓고 영화 제작자로서의 본분만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훔방’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위해 꺼져가는 불씨를 조금이라도 유지시켜 보자는 심정으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엄 대표는 거대 자본이 투여된 작품이 스크린을 독점하는 한국 영화산업의 현실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영화사에 남을 좋은 작품들이 만들어져 엄청난 흥행성과를 이루는 것을 보며 박수와 축하를 보내야 함에도 한없는 무기력감을 느끼면서 산업 구조를 한탄하거나 원망 섞인 시선으로 불만을 늘어놓기도 했다”며 “또 대기업 배급사와 함께 일하고 좀더 충분한 시간과 자본이 주어졌다면 하는 미련도 가졌다”고 말했다.
엄 대표는 “전국에 비록 10여 개 정도만 남아있는 상영관에서 단 한 분이라고 우리 영화를 더 보실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한 후 “다시 한번 감사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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