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EX를 지나 영동대교 방향으로 가다 보면 다소 가파른 언덕길이 나온다. 서쪽에는 경기고등학교가 있고 동쪽에는 현대아이파크 등 아파트와 주택들이 보인다. 경기고와 이들 아파트들을 아우르는 이곳이 한성백제의 수도 한성을 방어던 '삼성동토성'자리다. 왕성인 풍납토성을 중심으로 광의의 한성은 강남구 일부와 송파구ㆍ강동구ㆍ하남시를 포괄하는 지역이었고 그 경계가 이곳이었다. 자연구릉에 성을 쌓고 아래로는 평야를, 위로는 한강의 물길을 통제했을 것이다.
삼국사기에는 475년(개로왕 21년) 사성(蛇城)에서 숭산(崇山)까지 이어지는 제방을 쌓아 홍수에 대비하고 주택지와 농경지를 확보했다는 토목공사 기록이 있다. 사성은 삼성동토성이고 숭산은 현재 팔당대교 인근의 하남시 검단산이다. 개로왕 때의 대역사는 결과적으로 실패하고 국력이 탕진된 결과 한성백제의 멸망으로 이른다. 삼성동 토성은 그후 버려졌다. 동쪽 부분은 잇단 한강 범람과 도시개발로 흔적조차 없고 그나마 최근까지 윤곽이 있던 서쪽도 경기고가 들어앉으면서 완전히 사라지고 사진처럼 길가에 안내석만 남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