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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9월5일] <1183> 미국 축산업


350만 마리. 남북전쟁이 끝날 즈음 텍사스주를 떠돌아다니던 소떼의 수다. 멕시코 독립전쟁(1810~1821년)의 와중에 방치됐던 스페인산 롱혼종이 야생화하며 불어난 것이다. 텍사스에는 카우보이들이 몰려들었다. 소떼를 붙잡아 낙인을 찍고 소유를 주장하면 큰 돈을 만질 수 있었으니까. 롱혼 한 마리의 현지가격은 2~6달러. 소떼를 소비도시까지 몰고 가면 가격은 10배로 뛰었다. 문제는 수천㎞에 이르는 이동거리. 소가 지쳐 병들거나 죽어나가고 강도를 만나는 경우도 많았다. 조지프 매코이(Joseph McCoyㆍ당시 30세)는 바로 여기에 착안했다. 전국으로 뻗어나가던 철도를 이용해 소를 운송하기로 마음먹은 그는 캔자스주의 작은 마을 애빌린의 철도역 인근 부지 480에이커(약 58만평)를 2,400달러에 사들여 호텔과 축사를 짓고 은행을 세웠다. 광고비 5,000달러를 들여 지역신문에 대대적인 광고도 실었다. 모든 준비가 끝난 1867년 9월5일, 그는 애빌린역에서 20량의 화물차에 소떼를 실어 시카고 도살장으로 날랐다. 덕분에 이동시간이 두 달에서 단 3일로 당겨졌다. 매코이 혼자 1881년까지 북부와 동부로 보낸 소만도 약 200만 마리. 그의 성공은 전쟁으로 붕괴됐던 남부와 북부의 유통망을 복원시켰다. 축산 비즈니스를 통해 남부의 불만도 다소나마 엷어졌다. 얼마 뒤 냉동열차와 냉동선이 발명돼 육류의 물류비용이 더욱 싸지고 미국은 물론 영국의 소비까지 크게 늘어났다. 쇠고기 수요 급증은 미국 중서부 평원을 거대한 축산단지로 바꿔놓았다. 인디언들이 집중적으로 학살 당하고 들소(버팔로)가 거의 멸종된 것도 바로 이때다. 길에 떨어진 지갑을 줍는 데서 시작해 아이디어와 물류혁신ㆍ학살극을 통해 뿌리내린 미국의 축산업은 세계를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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