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난 1월 경상수지가 13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9일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1월 국제수지 잠정 집계치에 따르면 재화ㆍ서비스ㆍ투자 등 해외 국가와의 전체적인 교역 상황을 나타내는 지난달 일본 경상수지가 1,728억엔(176억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일본의 월별 경상수지가 적자로 반전된 것은 1996년 1월(256억엔 적자) 이후 13년 만이다. 적자액은 수치 비교가 가능한 지난 1985년 1월 이후 최대치로 기록됐다.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 2007년에는 월 평균 2조662억엔, 2008년에는 월 평균 1조3,567억엔에 달했다. 일본의 경상수지가 적자로 반전한 것은 세계적인 경기 악화에 따라 자동차,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의 수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일본 제조업체들의 수출이 연말연시 연휴로 인해 감소했던 점도 '계절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재무성이 "수출 감소 추세가 향후에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 전망하는 등 이 같은 적자 추세는 단번에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싱가포르 소재 헤지펀드인 아시아 제네시스자산운용사의 추선욱 운용담당 부장은 "다른 나라가 침체(recession)를 겪고 있다면 일본은 이미 불황(depression) 단계"라며 일본을 독감이 폐렴으로 진행된 늙은 노인에 비교했다. 일본 교도(共同)통신도 "세계적인 금리 저하와 기업 실적 악화로 인해 해외 투자 수익도 크게 축소되고 있다"며 "일본 경제는 한층 어려운 상황에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중앙은행 역시 지난 주 일본 경제가 중앙은행의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지난해 1월 713억엔 흑자를 기록했던 일본의 무역수지는 올 1월 8,444억엔 적자로 돌아섰다. 기업 실적 부진으로 수출(3조2,822억엔)이 전년 동월에 비해 46.3% 감소했고, 원유가 하락에 따라 수입(4조1,266억엔)은 31.7% 줄었다. 외국 투자로부터 얻은 이익과 배당 등의 소득수지 흑자액도 전년 동월에 비해 31.5% 감소, 9,924억엔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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