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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뻥튀기 심한 자원개발주
입력2007-05-28 17:51:29
수정
2007.05.28 17:51:29
‘미국 버지니아글로벌과 이라크 유전 개발 독점계약을 체결했다.’(1월 31일)→‘미국 버지니아글로벌과 이라크 유전 개발 관련 국내 기업 가운데 독점적 자문 제공 계약을 체결했다.’(5월 26일)
해외 유전 개발을 재료로 주가가 다섯달 만에 열 배 가까이 뛰었던 코스닥 기업 U사가 4개월 간격으로 내놓은 두개의 공시다. U사는 금감원의 정정 명령에 따라 이같이 공시를 내게 됐다.
정정공시는 단지 몇 마디가 추가된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엄청난 차이가 있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이라크에서 석유 개발을 추진하는 미국 회사 버지니아글로벌의 독점적 파트너였던 U사가 5월에는 한국 내 독점 파트너로 지위가 격하된 것이다.
자원 개발 대장주로 꼽혔던 H사. 최대 생산량을 900억톤에서 900만톤으로 1만분의1로 줄였던 이 회사는 유상증자 납입예정일도 두 차례나 어겼다. 급기야 22일에는 납입예정일ㆍ신주상장예정일 등을 모두 공란으로 비운 정정공시를 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거래가 정지될 위기에 몰렸다.
자원 개발을 테마로 주가가 급등했던 기업들의 정정공시도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하나같이 실망스럽다. 투자자들을 흥분시켰던 장밋빛 사업계획은 뚜껑을 열어보니 뻥튀기에 지나지 않았다.
뻥튀기 적발은 이 정도에 그칠 것 같지 않다. 감독 당국이 자원 개발 테마주에 대한 공시 심사를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유전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지 유전의 경제성이 있는지 등 증거자료도 함께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공시 내용 중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사항에 대해 추가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감독 당국이 눈을 부릅뜨고 있지만 자원 테마주가 사라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사업 목적에 ‘자원 개발’을 추가한 뒤 자원 개발사업을 진행하지 않아도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땅찮기 때문이다. 이제는 ‘주가 띄우기’를 위해 자원 개발을 이용해도 된다는 게 증권가의 통념이 되고 있다.
결국 자원 개발 짝퉁주를 걸러내는 최종 역할은 감독 당국이 아니라 투자자의 몫이 되고 있다. 지금 자원 개발은 장미꽃 밭이 아니라 가시덤불이다. 투자자의 혜안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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