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27일 임시국회 종료 6일을 남겨놓고 다음 회의 일정을 잡지 못해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 처리가 어렵게 됐다. 이 법은 2조3,000억원대 신규 투자유치건을 성사시키기 위해 국내 지주회사가 외국자본과 합자해 증손회사를 만들 때 최소지분율 제한을 100%에서 50%로 완화해주는 게 핵심이다.
액화천연가스(LNG) 민간 직도입 규제를 푸는 도시가스사업법 개정도 여야가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이 국내 재판매를 허용하지 않는 수정 의견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민영화 전초전'이라는 반대 의견이 워낙 거센 탓이다.
리모델링 수직증축을 허용하는 주택법 개정안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발목이 잡혀 9월 국회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소위에서 의결이 무산된 뒤 여야가 재차 회의를 잡기로 했지만 철도 경쟁체제 도입 등 다른 사안을 놓고 충돌이 계속된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이날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대주주금융회사지배구조법 제정안에 대해 심의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 법안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보험ㆍ증권ㆍ카드사 등 비은행권으로 확대하고 부적격 대주주에 대한 경영참여 제재 수단을 마련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대기업 계열사 간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한 합의 도출도 실패했다. 소위에서는 신규 순환출자만 금지하자는 여당의 주장과 기존 순환출자도 해소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이 팽팽히 맞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무위는 다음달 2일 법안소위를 열 예정이나 일정상 이번 회기에서 국회를 최종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뒷받침하는 핵심법안인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활성화 특별법, 이른바 ICT법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논의조차 제대로 돼지 못했다.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외국인투자촉진법, 주택시장정상화법, 창조경제 및 일자리 창출 관련 법안을 처리해야 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분야가 있다"며 "민주당은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의사가 있으면 법안 처리에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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