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그 많던 한국인 '골프 대디'가 왜 자취를 감췄을까.' 지난 1998년 박세리가 하얀 맨발로 연못에 들어가 샷을 날린 장면은 한국 골프가 변방에서 중심으로 나아간 첫걸음으로 기억된다. 이제 한국의 선수들은 LPGA 투어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투어를 지탱시키는 주류가 됐다. LPGA 투어의 한국 선수 이야기는 물론 골프 게임의 특성, 투어 메커니즘 등을 다룬 책이 나왔다.
저자는 골프를 넓고 깊게 취재한 골프 전문기자. 중앙일보와 중앙선데이에서 골프 칼럼을 썼으며 골프의 고향인 스코틀랜드를 여행하고 골프 인문학 책인 '골프는 인생이다'를 내기도 했다. 지난해와 올해 미국 연수 중 LPGA 투어를 취재했다. LPGA 투어, 그 중에서도 한국 여자골퍼들에게 초점을 맞춘 이 책에는 평소 접할 수 없었던 한국 선수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타국을 떠돌며 묵묵히 자신과의 싸움을 치르고 있는 이 선수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녀들의 화려한 삶의 이면이 보이는 듯하다. 책에는 선수들의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았던 슬럼프, 힘겨운 재활과 극복의 장면들이 담겨 있고 선수 간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견제와 돈독한 우정, 그 미묘한 감정의 고저가 그대로 전해져 온다.
왜 LPGA 투어 선수들에게 낭자군이라는 단어를 쓰면 안 되는지, LPGA 투어에 있었던 레즈비언들, 또 한국 선수와 한국계 미국 선수들의 갈등도 이 책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선수들의 실력과 장비의 상관관계, 또 새롭게 뜨는 리디아 고 등에 대한 깊이 있는 얘기들이 녹아 있다.
최나연의 추천사가 책을 잘 설명해준다. "알아야 보인다고 했던가.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LPGA 투어가 훨씬 더 재미있어진다."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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