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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통합거래소의 미래

최형욱 증권부 기자

[기자의 눈] 통합거래소의 미래 최형욱 증권부 기자 최형욱 증권부 기자 지난 18일 증권거래소. 각 사무실은 하루 종일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노조는 통합거래소 이사장 후보에 특정 인사가 유력한 데 반발, 아침부터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최소 인원만 남기고 전체 노조원이 행선지도 알리지 않고 사라졌다. 강영주 이사장은 각 사무실을 돌면서 이탈 인원을 점검하느라 바빴다. 남은 직원들도 일손을 놓은 채 정부의 밀실인사 의도를 성토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한 직원은 “최근 말레이시아 거래소를 갔다가 그곳 관계자들로부터 ‘왜 선물시장을 팔아먹었냐’는 얘기를 들었다”며 “지금은 거래소 본부마저 부산으로 보냈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했다. 도대체 시장과 시장파수꾼이 따로따로 움직이는 나라가 어디 있냐”고 반문했다. 이달 말로 예정된 통합거래소 이사장 선임작업이 이해집단간의 대리전 양상으로 번지면서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사실 자본시장을 책임져야 할 통합거래소 출범에 지역표를 의식한 정치논리가 끼어들 때부터 이 같은 갈등은 예견됐었다. 가장 투명해야 할 곳에서 계산과 정략이 작동하는 정치논리가 판을 치니 남은 것은 이전투구뿐이다. 일부 부산 지역 시민단체들은 노골적으로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있고 거래소ㆍ코스닥ㆍ선물 등 각 유관기관 노조는 제 밥그릇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심지어 거래소 노조측은 “청와대가 한이헌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통합거래소 이사장 자리에 앉힌 뒤 부산시장 선거에 내보내려 의도”라는 그럴싸한 시나리오를 들먹이며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아시아 금융 허브 구상을 책임져야 할 통합거래소 이사장 자리가 전형적인 밥그릇 싸움으로 전락하고 있는 모습이다. 상황은 이렇게 얽히고설켜가는데 키를 쥔 재정경제부는 일방적으로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 객관적인 선정기준이나 절차, 추천인 수 등을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다. 증권 유관기관들이 집안싸움으로 여념이 없는 바로 그 순간 국제금융센터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의 타이완 비중 확대로 내년 5월 이후 이머징 및 지역지수에서 한국이 2위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조금만 냉정해지자. 자칫하면 국내 자본시장은 아시아 이머징 마켓에서도 2류나 3류로 밀려갈 위기다. 이 같은 위기감을 갖고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물론 통합주체들이 ‘당장의 이해가 아닌 미래의 생존’을 위해 머리를 맞대길 바란다. choihuk@sed.co.kr 입력시간 : 2004-11-2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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