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실시된 막판 여론조사에서 '독립반대' 여론이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오피니엄과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독립반대와 찬성 비율이 각각 52%와 48%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2~15일 스코틀랜드에 거주하는 16세 이상 1,156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것으로 부동층까지 포함하면 독립반대가 49%로 독립찬성(45%)을 4%포인트 앞지른 것으로 집계됐다. 모르겠다는 응답은 6%였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부동층이 아닌 여성 응답자의 58%가 독립에 반대한다고 답해 찬성을 16%포인트 차로 눌렀다. 여성의 독립반대 응답률은 앞서 14일 조사 때보다 2%포인트 증가했다. 텔레그래프는 전체 유권자의 10% 내외로 추산되는 부동층 여성과 노인층의 표심이 투표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또 다른 여론조사 기관인 ICM이 실시한 조사에서도 독립반대 응답이 45%를 기록해 찬성(41%) 의견을 앞질렀다. 아직 정하지 않았다는 답은 14%였다. 다만 이는 이달 초 반대가 찬성을 10%포인트 앞섰던 데 비하면 격차가 좁혀진 것이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립의 파장에 대한 경제계의 경고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다 영국 정부가 스코틀랜드에 향후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면서 독립찬성 여론이 주춤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금융시장에서도 독립이 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씨티그룹 전략가인 발렌틴 마리노프는 "고객 가운데 스코틀랜드 독립을 예상하고 이에 대비하는 고객은 단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스코틀랜드 독립의 '믿을 구석'이었던 북해 유전 생산성이 예전만 못하면서 독립에 신중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코틀랜드는 1조 5,000억파운드(약 2,520조원)어치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된 북해 유전의 84%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하루 460만배럴이나 됐던 생산량이 현재는 3분의2 수준으로 줄어들었으며 오는 2050년에는 하루 20만배럴 수준까지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지난해 북해 유전 세금 수입은 스코틀랜드 전체 경제규모의 3%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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