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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한 한반도] 한·미 "북 추가 도발 용납 안해"… 핵잠·B-52폭격기 투입시기 협의

F-22 랩터·항모전단 파견도 검토

군사적 압력 통한 대화 압박 의지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추가 도발시 미국의 B-52 전략폭격기와 핵잠수함 같은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전개하는 시점 등을 협의하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북의 도발에 대한 우리의 첫 번째 대응은 '억제'에 있다"며 "한미는 미군 전략자산의 전개 시점을 탄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에 배치되거나 순찰비행 등 전개가 예상되는 미국의 전략무기는 괌의 앤더슨 기지에 배치된 B-52 전략폭격기와 B-2 스텔스폭격기, 일본 요코스카에 있는 핵추진잠수함 등이 손꼽힌다. 여기에 필요시 북의 심장부를 은밀하고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는 F-22 랩터 전투기와 항공모함 전단의 투입도 검토되고 있다.

한미 양국이 지난주 말부터 검토해온 '미국 전략자산의 전개'를 공개한 데는 크게 군사적 압력를 통한 대화 압박 의지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첫째, 압도적인 화력을 지닌 미국의 전략무기 투입 가능성을 시사하고 실제 행동에 들어감으로써 북한의 무력 도발 의도를 약화시키고 북으로 하여금 대화를 통한 해결밖에 없다는 인식을 갖게 유도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미국의 전략자산이 전개될 때마다 강력히 반발해왔고 남북 고위급 접촉이 진행 중인 시점에서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를 협의하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힌 게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도 나오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가 이 같은 질문을 받고는 "강력한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메시지가 북의 판단을 강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 정권이 무모하다는 점만 배제하면 전략자산을 동원한 대북 제어방안은 엄포만으로도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보유한 전략무기의 위력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이 전략무기 사용을 결심할 경우 가장 먼저 투입될 가능성이 높은 B-52 폭격기는 생산에 들어간 지 60년이 지났지만 폭장량과 폭격의 정밀도, 지하벙커까지 뚫을 수 있는 벙커 버스터 폭탄과 미사일 탑재 등으로 여전히 위협적이다. 1개 편대가 지닌 공격력으로 웬만한 국가의 공습능력을 뛰어넘는다.

B-2 스텔스폭격기는 더욱 치명적이다. 폭탄 탑재량이 구형 B-52보다 적어도 스텔스기답게 은밀성과 정확성이 뛰어나다. 북한 핵실험으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됐던 지난 2013년 3월 B-2 폭격기 2대가 미 본토에서 한반도까지 날아왔을 때 북한 지도부가 지하벙커로 피신한 채 긴급회의를 열었을 만큼 북한은 이 무기를 두려워하고 있다. '침묵의 저승사자'로도 불리는 B-2 폭격기의 위력이 너무 크기에 한반도 배치 순서는 뒤로 밀릴 수 있다. 미국은 우선 B-52 폭격기를 동원해 무력 시위에 나서면서 핵추진잠수함을 한반도 해역에 배치하고 사태 추이를 보아가며 B-2 폭격기를 투입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에서 급파될 핵잠수함은 사정거리 2,000㎞ 이상의 토마호크 미사일로 북한 전역을 초정밀 타격할 수 있다. 여기에 호위 이지스함 등이 포함된 항공모함 전단까지 파견될 경우 한반도의 전력 균형은 완전히 기울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항모전단이 한반도 해역에 진입하려면 일러야 다음달 초순 이후여서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선다면 미군의 전략자산 전력이 최고조에 이르기 이전인 이 시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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