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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문건의 외부유출과 '정윤회씨 국정 개입 의혹'에 대해 격앙된 목소리로 "국기문란행위"로 규정하고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일벌백계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내년 집권 3년 차를 맞아 민생경제 회복, 경기활성화에 총력을 쏟아야 하는 상황에서 '정윤회 사태'가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신속한 수사를 통해 사태의 실체적 진실을 하루속히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검찰은 내용의 진위를 포함해 이 모든 사안에 대해 한 점 의혹도 없이 철저하게 수사해 명명백백하게 실체적 진실을 밝혀주기 바란다"며 "누구든지 부적절한 처신이 확인될 경우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로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직원은 물론이고 검찰 조사 결과 문건 내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에는 정씨와 청와대 핵심 비서관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문건 내용이 허위로 밝혀질 경우에는 문건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있다. 박 대통령은 "조금만 확인해보면 금방 사실 여부를 알 수 있는 것을 관련자들에게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비선이니 숨은 실세가 있는 것 같이 보도를 하면서 의혹이 있는 것 같이 몰아가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선진국을 바라보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근거 없는 일로 나라를 흔드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국정 개입 의혹 문건이 사실을 적시한 것이 아니라 시중에 나도는 풍설을 정리한 '찌라시' 수준에 불과하다는 청와대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청와대에는 국정과 관련된 여러 사항들뿐 아니라 시중에 떠도는 수많은 루머들과 각종 민원들이 많이 들어온다"며 "그러나 그것들이 다 현실에 맞는 것도 아니고 사실이 아닌 것도 있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또 "그동안 만만회를 비롯해 근거 없는 얘기들이 많았는데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진실을 밝혀내서 다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들이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결국 박 대통령은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정보 유출과 공직 기강 해이에 초점을 맞추면서 강력하게 책임을 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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