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납득하기 어려운 점은 가공식품 원료인 곡물 가격이 하락했는데도 과자값 등은 되레 상승했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말 현재 옥수수와 원당 가격은 2012년 1월과 비교해 47.1%와 39.2% 떨어졌고 소맥과 대두 가격도 각각 20.3%, 19.4% 내렸다. 게다가 원료수입가에 영향을 주는 원·달러 환율도 2012년 1월 달러당 평균 1,145원85전에서 9월 1,033원24전으로 9.8% 하락했다. 가격인하 요인이 큰 상황임에도 식품업체들이 가당치 않은 탐욕을 부린 것이 틀림없다.
정부는 제과업계의 이런 부도덕을 계속 방치할 셈인가. 가공식품 가격 상승률이 2012년 4.6%, 2013년 3.0%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배 이상 웃도는 것을 보면서도 당국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식품업자들의 폭리를 정부가 방조한 셈이다. 오죽하면 대학생들이 '질소 과자로 만든 뗏목 타고 한강 건너기' 이벤트까지 벌여가며 포장만 빵빵한 제과업체의 장삿속을 고발하는 일에 직접 나섰겠나. 동서식품의 '대장균 시리얼'과 크라운제과의 '유기농 세균 과자' 같은 식품 불안 문제가 공연히 터지는 게 아니다. 가격을 내려야 마땅한 상황에도 폭리만 탐하는 제과업계의 양심불량이 똑같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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